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저지하기 위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1일 전부 기각했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 임시 주주총회가 이달 17일 예정대로 열리게 되면서 양측간 표 대결에서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 양측 모두 안심할 수 없어
합병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참석 주식 3분의 2, 총 주식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각각 얻어야 한다. 이번 합병에 대한 관심도를 감안할 경우 주총 참석률은 70%를 웃돌 것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주총에 지분 70%가 참여한다고 가정할 경우 삼성은 합병 통과를 위해 47%의 지분을, 엘리엇은 합병안 부결을 위해 23%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삼성물산의 우호 지분은 계열사와 이건희 회장 개인, KCC를 모두 더해 19.95%이다.
엘리엇의 지분 7.12%를 포함해 외국인이 33.61%를 보유 중인 가운데 국민연금 10.15%를 비롯해 국내 기관이 21.2%의 지분을 들고 있다.
삼성물산이 국민연금과 국내 기관의 지분을 모두 확보한다고 가정해도 총 지분이 41.15%에 그친다.
승리를 위한 최소한의 지분으로 예상되는 47%까지는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 엘리엇의 제외한 나머지 외국인 지분이나 소액 주주 지분을 6%가량 추가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물산이 국민연금과 국내 기관의 지분을 모두 확보한다고 가정해도 총 지분은 41.15%에 그친다.
합병 성사를 위한 최소한 지분으로 예상되는 47%까지는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 엘리엇의 제외한 나머지 외국인 지분이나 소액 주주 지분을 6%가량 추가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2.11%의 지분을 보유한 일성신약은 합병 반대를 시사하고 있다. 엘리엇과 연대 가능성이 큰 미국 헤지펀드 메이슨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 지분2.2%를 최근 확보했다는 점도 삼성에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따라서 KCC 지분 5.96% 가운데 애초 삼성물산 자사주였던 5.76%의 의결권 행사 여부는 국민연금의 행동 방향과 더불어 게임의 판세를 가를 주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주주 가치 훼손'을 주된 이유로 들어 SK C&C와 SK의 합병에 반대한 점을 들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도 반대표를 던질 유사한 결론을 내릴 수 있지 않느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3일 나올 것으로 알려진 ISS의 의견서도 엘리엇의 제외한 외국인 주주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ISS는 미국 금융사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자회사다. 세계 주요 기업의 주총 안건을 분석해 기관투자자들에게 보고서 형식으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조언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입김도 세다. 엘리엇은 ISS를 설득하기 위해 지난달 27장 가량의 보고서를 제출했다.
ISS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만큼 이번 보고서에 대한 시장 관심도 크다. 이번 보고서는 한국기업 인수합병 안건을 분석할때 적용되는 공동 지침에 따라 작성된다.
◆ 1주라도 더, 치열한 위임장 확보전
삼성과 엘리엇은 치열한 표 싸움에 앞서 주주들을 상대로 치열한 위임장 확보전에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의 합병 안내 홈페이지를 별도로 개설, 합병 성사를 위한 위임장 확보에 적극 나섰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의 합병은 삼성물산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기회"라며 "주주들이 제일모직의 합병 찬성을 내용으로 하는 의결권을 회사에 위임해달라'고 요청했다.
삼성물산은 법원이 자사주 매각금지 가처분에 대해서는 주총이 열리는 이달 17일까지 결정하겠다는 밝힌 데 대해 "2차 심리와 관련해서는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이날 법원의 판결에 불만을 표하면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제지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공언했다.
엘리엇은 이날 "아직 삼성물산의 KCC에 대한 자사주 매각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엘리엇은 삼성물산의 그러한 행위가 불법적이었다는 것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
엘리엇은 "앞으로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안이 성사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모든 삼성물산 주주분들께서도 동일한 선택을 하실 것을 강력하게 권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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