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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성신약,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반대 왜?

회사 매출보다 높은 삼성물산 지분 가치…윤석근 대표 ‘강성’ 기질도 눈길

2015.06.29(Mon) 13:44:46

국내 중소 제약사 ‘일성신약’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그 의도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일성신약 윤석근 대표이사는 최근 국내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이 불합리하고 불공정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며 반대표를 행사할 것이란 의도를 명확히 밝혔다.

이는 같은 소액주주인 동부화재(0.09%)와 평화산업(0.08%)이 최근 합병 찬성 쪽에 표를 던질 방침인 것과는 상반돼 눈길을 끌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성신약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을 반대하는 속내를 두고 세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다.

   
 

◆ 일성신약이 보유한 삼성물산의 지분 가치

재벌닷컴에 따르면 소액 주주 가운데서는 일성신약이 2.11%로 삼성물산의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지분평가액은 2400억대에 이른다.

일성신약이 지난해 기준 628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 24억원을 올린 점을 감안하면 삼성물산의 지분만으로 거액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소액주주로는 동부화재, 평화산업, 한일시멘트(0.05%), 현대해상(0.04%), 시공테크(0.02%), 삼지전자(0.01%)도 순이다.

앞서 일성신약은 이번 합병 비율의 부당성을 지적하면서 합병 반대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윤 대표는 “일성신약의 주주가치가 훼손되는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 거대공룡간 전쟁에서 실리 및 입지 추구

지난 2003년 SK와 소버린자산운용 간 분쟁에서 일성신약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소버린은 2003년 3월 26일 SK 지분 매입에 나서 4월 16일 14.99%의 지분을 확보하고선 경영에 개입하기 시작했다.

그해 12월 SK 이사회가 우호지분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보유 자사주의 의결권을 부활하려고 해당 주식을 하나은행에 넘기기로 하자 소버린은 SK를 상대로 의결권 침해 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냈다.

당시 법원은 소버린이 제기한 의결권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고 SK는 자사주 매각으로 9.7% 지분의 의결권을 확보했다.

SK와 소버린은 일성신약을 포섭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고, 이 과정에서 일성신약은 적지않은 실리를 챙겼다는 후문이다.

이번에도 삼성물산과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일성신약에 러브콜을 보내온다면, 일성신약은 실리와 입지 등을 동시에 챙길 가능성이 높다.

◆ 삼성에 대한 윤석근 대표의 반감?

   
▲ 윤석근 일성신약 대표이사

윤 대표는 지난 2012년 2월, 적극적인 약가인하 반대와 업계 소통을 요구하는 중소제약사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기반으로 한국제약협회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그러나 기존 주류세력(상위제약사)으로 이뤄진 이사장단과 수차례 갈등을 빚은 끝에 같은해 4월 27일 자진 사퇴해야 했다.

정부와의 일괄약가인하 소송에서 패했고, 상위제약사와 중소제약사간의 소통을 이끌지 못한 책임도 컸다.

업계 관계자는 “윤대표는 당시 중소 제약사의 대변자로서 상위제약사와의 소통보다는 정면돌파를 시도하는등 대형회사에 대해서는 정통적으로 강성을 보였다”며 “이번 반대표 행사도 삼성이라는 재벌에 대한 반감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귀뜸했다.

한편 일성신약은 윤 대표의 부친인 윤병강 회장이 1954년 의약품상에 뛰어든 뒤 1961년 창업한 국내 제약사이다. 윤병강 회장은 KDB 대우증권의 전신인 동양증권을 세운 증권업계의 1세대이기도 하다.

일성신약의 주력 사업은 전문의약품으로  오구멘틴 등 페니실린계 항생제의 매출 비중이 높다. 안산 공장에서 의약품을 만들며 도매상을 통해 주로 제품을 판매한다.

이동훈 기자

rockrag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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