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 장기화가 의료와 제약산업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로 의료업계는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발길 급감으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이로 인해 제약업계는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전문의약품의 판로가 막힌 상태다. 전문의약품은 의료진이 발급하는 처방전 없이는 환자에게 판매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국내 대학병원 의료인은 <비즈한국>과의 통화에서 “메르스 여파로 병원 찾아오길 꺼려하는 환자가 늘면서, 병원 수익이 50%가 줄었다”고 밝혔다.
특히, 언론에 메르스와 관련해 한번이라도 이름이 오르내린 병원 경우 직격탄에 가까운 매출 하락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는 메르스 초기 대응에 있어 신속한 조치로 확산을 받았던 인하대병원과 건국대 병원 역시 예외가 아니다.
건국대 병원은 최근 감염 환자 발생으로 인해 삼성서울병원과 마찬가지로 부분폐쇄 결정에 들어갔다.
이런 상황에서 건국대병원은 의료진 임금을 20%가량 삭감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국대병원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했지만, 건국대 노조 관계자는 “병원 경영진이 임금 삭감을 논의했던 것은 사실이다”고 전했다.
이 병원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임금 삭감 문제는 현재 다른 병원에 까지 번지고 있다고 한다.
실제 국내 대형 병원 관계자는 “국내 병원은 일반 대기업과는 달리 오늘 벌어 먹고사는 구조이다”며 “이런 상황에서 직원들의 고임금은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메르스 사태로 인해 병원 40%가 부도날 지 모른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새누리당 김정록 의원은 “메르스 사태로 인해 중소병원 등 병원급 40%가 부도 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며 “실제 병원장들도 울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병원 경영지원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은 “기획재정부와 예산 등을 검토해 병원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세제지원 등 지원책을 강구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제약계도 주요 매출 발생지인 의료계의 어려움이 가중됨에 따라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 장기화로 인해 제약사들의 의약품 매출이 크게 줄어들면서 경영 전반에 전례없는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병원을 찾는 환자가 급감하면서 기존에 진행하고 있던 임상시험이 중단되고, 영업사원 기피현상이 번지면서 매출 감소와 수금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국제약협회는 메르스 여파로 인해 제약산업이 월 2500억원대의 손실을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제약협회는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피해사례와 매출감소 규모 등을 파악하기 위해 긴급 실태조사에 착수 중이다.
협회 관계자는 “요양기관이나 약국 등으로부터의 수금 실적, 임상시험 관련 차질발생 사례와 이로 인한 피해 규모 등 전반적인 실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며 “결과가 나오는대로 다른 의약 관련 단체들과 함께 메르스 피해에 따른 정부 차원의 장기저리융자 등 지원을 요청키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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