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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메르스’…응급 간호사 42% “근무중 감염 경험”

인공호흡기 등 에어로졸 생성시키는 처치할 때 보호 장구 미착용

2015.06.22(Mon) 13:43:19

   
 

응급실 근무 간호사 10명중 4명이 근무중 전염병에 감염된 적이 있는 걸로 나타나 일선 병원 방역 매뉴얼의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환자의 절반 이상이 감염돼, ‘메르스의 온상’이란 오명(汚名)까지 뒤집어 쓴 병원 응급실.

동아대 간호대학교 김연하 교수팀에 따르면, 국내 병원 응급실 근무 간호사 200여명중 41.5%가 응급실에서 독감(인플루엔자) 등 각종 전염병에 감염된 적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병원 응급실이 각종 병원체로 오염돼 환자는 물론 의료인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음을 뜻한다.

조사 결과 간호사가 응급실 내에서 가장 많이 감염된 전염병(복수 응답)은 결핵(73명)이었다. 다음은 인플루엔자(60명)ㆍ수두(43명)ㆍ바이러스성 간염(41명)ㆍ옴(12명) 순서였다. 심지어는 응급실에서 에이즈 바이러스(HIV)를 옮았다는 간호사도 3명 포함됐다.

김 교수팀은 응급실 감염에 대한 병원 측의 방어 행동을 1∼5점(‘전혀 그렇게 하지 않는다’ 1점, ‘항상 그렇게 한다’ 5점, 점수가 높을수록 감염노출 예방행위의 수행정도가 높음을 의미)으로 계량화했다.

이 결과 ‘응급실에 소독ㆍ멸균한 장비가 부족해 감염 예방 행동을 적절히 수행하기 어렵다’, ‘보호 장구가 구비돼 있으나 간호사실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병원 직원들이 보호 장구를 적절하게 잘 사용하고 있다’는 항목의 평가 점수는 각각 3.4점ㆍ3.7점ㆍ3.8점에 그쳤다.

김 교수팀은 논문에서 “의료진이 응급 상황에서 인공호흡기ㆍ기관 내 삽관 등 에어로졸(aerosol)을 생성시킬 수 있는 처치를 할 때 가운ㆍ보호안경 등 보호 장구 착용의 실천이 가장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며“긴박한 응급실 환경에서 보호 장구 착용이 간호사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반면‘감염 예방을 위해 주사바늘 등 날카로운 물건을 용기에 분리ㆍ수거한다’와 ‘응급실 내에 마스크ㆍ안면보호대ㆍ글러브 등 보호 장구가 다양하게 구비돼 있다’는 항목이 각각 4.6점ㆍ4.3점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실제 주사바늘을 포함한 날카로운 의료 용구 관리는 비교적 잘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2010년에 발표된 질병관리본부의 ‘응급실 감염관리 지침’에 의료종사자의 좌상(찔린 상처) 사고 예방 부분이 강조된 결과로 풀이됐다.

이번 연구에선 또 전체 조사 대상자(200명)의 84.5%(169명)는 ‘감염관리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다’, 95.5%(191명)는 ‘(근무 중인 병원에) 감염관리전담간호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감염노출 관리 지침서를 보유하고 있다’는 응답률도 92.5(185명)에 달했다.

김 교수팀은 “병원 응급실은 전염병을 포함한 다양한 질병을 가진 환자가 찾아오는데다 다수 치료가 환자의 질병 내력을 전혀 모른 채 이뤄져 늘 감염 위험에 노출된 곳”이며 “병원감염 예방을 위한 지속적인 교육이 필수적이고, 구비된 보호 장구나 물품을 의료인이 실제로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덕 기자

duc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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