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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080 운영 꼼수…고객에 통신료 전가 '빈축'

우리은행 휴대폰 열외, 대다수 은행 ARS방식에 요금 폭탄

2015.06.20(Sat) 01:17:15

   
 

#. 회사원 서기한(가명, 35)씨는 휴대폰으로 우리은행이 운영하는 080국번의 무료고객서비스 전화를 걸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지금 거신 전화는 휴대폰 연결이 제한되어 있습니다”라는 자동 안내 음성만 들어왔을 뿐 그의 휴대전화로 일절 통화를 할수 없었기 때문이다. 

서씨는 일반전화기를 이용해 다시 전화를 걸어 우리은행 상담원에게 "왜 휴대폰은 통화자체가 안되는 거냐. 말뿐인 무료아니냐"며 조목조목 따졌다.

그러자 상담원은 "(은행이 요금을 지불해야하는) 080으로 전화를 걸어오는 고객이 많아 은행에 큰 부담되어 할수없이 휴대폰으로 걸려온 전화의 경우 수신제한을 걸기로 운영방식을 정했다"는 답변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우리은행의 사례처럼 금융권의 고객상담 센터 통화요금 운영정책이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19일 <비즈한국> 취재결과 고객상담시 은행이 전화요금을 부담하는 무료전화 080을 아예 없애거나 수신제한을 걸어 연간 수백억 원의 전화요금을 소비자들에게 부담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12개 시중은행 중 080서비스를 운영하는 곳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단 두곳에 불과했다.

하나은행도 메인 홈페이지를 통해 080전화를 운영하고 있다는 홍보를 제대로 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이용 빈도가 낮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대다수 은행들이 수익성 강화 차원에서 수십억 이상의 통화료가 발생하는 080무료전화를 중지했다"며 "내부에서 080전화를 중지해야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고객 서비스차원에서 중지할 수는 없어 휴대폰만 수신제한을 걸게됐다”고 해명했다.

그외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농협은행, 외환은행, 한국씨티은행, IBK기업은행,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10곳은 전적으로  소비자 부담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들 은행들은 발신자인 소비자가 통신료를 전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15XX, 16XX 등 전국 대표전화를 운영하고 있다. 

신용카드와 증권업계에서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단 한 곳도 없다. 

컨슈머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금융권을 상대로 한 유료전화 요금은 시내지역 요금 3분당 39~45원, 시외지역(서울 경기권 외 지역) 통화는 261~281원 가량으로 비싼 편이다. 휴대전화로 걸 경우 시외통화 요금과 비슷한 수준이다.

문제는 대다수 소비자들이 전국 대표전화 등이 유료라는 점을 인식못한다는 것과 ARS를 통한 상담 시 메뉴에 따라 5~8단계를 거쳐 상담원과 연결하기까지 대략 4~5분여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이때 발생하는 요금 역시 모두 소비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익명의 시중은행 관계자는 "080 서비스는 고객만족 차원에서 시작한 서비스지만, 연간 수백억 원의 통신료가 발생해 은행에 큰 부담이 됐다"며 "사실상 비용 감당이 힘들어 080번호를 운영하기 어려운 실정이다"고 말했다.

최윤정·이동훈 기자

you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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