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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안 불공정"

2015.06.18(Thu) 16:48:50

미국계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18일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에 대해선 지지하지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이 불공정하고 불법적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차 밝혔다.  

엘리엇은 이날 개설한 인터넷 사이트(www.fairdealforsct.com)에 올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관한 엘리엇의 견해'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엘리엇은 이 자료가 글로벌 의결권 자문 기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제출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엘리엇은 이번 자료에서 합병안 결정 직전 시기의 시가를 기준으로 산정된 1대 0.35의 합병 비율 문제를 거론했다.  

엘리엇은 "이번 합병 계약은 삼성물산을 심각하게 저평가했고 제일모직 주식 시장 가치가 극단적으로 고평가됐다는 점에서 불공정하다"며 "두 회사의 공정한 가치를 기반으로 한 적합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건설업종의 업황 부진으로 삼성물산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건설사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 이하로 낮은 수준이라는 삼성그룹 입장을 반박했다. 

엘리엇은 5월 25일을 기준으로 한 PBR가 삼성물산 0.64, 현대건설 0.98, GS건설 0.66, 대림건설 0.68로 엇비슷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삼성물산의 자산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적절한 기준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등 계열사 지분을 제외하고 다시 계산하면 삼성물산의 PBR는 -0.06으로 기형적으로 낮은 상태라는 것. 

엘리엇은 합병 발표일을 기준으로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4.1%), 삼성SDS(17.1%), 제일기획(12.6%), 삼성엔지니어링(7.8%) 등 삼성 계열사 지분 가치는 12조4천억원어치로, 삼성물산 시가총액 8조1천억원의 1.5배에 달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엘리엇은 "제일모직 상장 이후 삼성물산 주가는 심각한 저조 양상을 보였다"며 "시장이 제일모직과의 불공정한 합병 가능성을 우려했다는 점이 주가를 억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일모직 상장 이후 대형 건설주가 평균 26.1% 상승하는 동안 삼성물산은 오히려 11.8%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엘리엇은 "합병안에서 어떤 실질적인 이익이나 가시적인 시너지 효과도 찾아볼 수 없다"며 "테마파크, 건설, 패션, 생명보험사 지분 보유 등의 결합이라는 제일모직의 포트폴리오에 서 상업적 논리를 찾아볼 수 없다"고 공박했다. 

엘리엇은 또 삼성의 복잡한 순환 출자 구조의 문제도 거론했다.

이번 합병이 진행되면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물산,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전자→삼성SDI→제일모직,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전자→삼성전기→제일모직 등의 5개의 순환 출자 구조가 만들어진다고 지적하면서 규제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이 밖에도 제일모직이 이건희 회장과 더불어 삼성생명의 최대주주가 돼 사실상의 금융지주회사가 됨으로써 규제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은 "삼성물산은 기업 미래 가치와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합병을 진행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윤국진 기자

kjyou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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