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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충칭공장 착공…中시장 회복할까

유로화-엔화 약세 경쟁력 훼손, 중국 중서부 공략 승부수

2015.06.19(Fri) 09:17:16

   
▲ 중국 생산라인을 시찰하는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가운데)

현대자동차가 중국 충칭(重慶)공장 건립에 들어가며 최근 고전하는 중국시장에서 반전의 기회를 맞게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23일 중국 충칭시에서 제5공장 착공식을 연다고 18일 밝혔다. 

충칭시 량장신구 국가경제개발구역에 들어서는 충칭공장은 연산 30만대 규모다.200만㎡ 부지에 프레스와 차체, 도장, 의장, 엔진공장이 27만4천㎡ 규모로 건립된다. 2017년 완공되면 중소형 차량과 중국 전략 차량을 양산한다. 

현대차가 충칭에 공장을 짓는 것은 중국 중서부 지역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인구 3천만 명에 면적이 한국의 83%에 달하는 충칭시는 두자릿수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중국 내륙 개발의 대표 거점으로 꼽힌다. 정 회장은 충칭에 공장을 세우려고 중국 정부의 요구를 반영해 허베이성 창저우시에 4번째 공장까지 지었다.

현대차는 창저우 4공장과 충칭 5공장이 모두 완공되는 2017년에는 현대차 171만대, 기아차 89만대 등 중국에서 총 260만대의 생산능력을 확보해 폴크스바겐, GM 등과 선두경쟁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최근 들어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양상이다. 

현대기아차는 독일 폴크스바겐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과 함께 중국 시장 점유율 3위 업체다. 그러나 최근 유로화와 엔화 약세를 등에 업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맹공과 중국 로컬업체의 반값공세로 ‘샌드위치’ 신세에 놓였다.

실제로 현대차의 5월 판매량이 8만22대로 전년동기대비 12.1% 감소했다. 기아차도 5.9% 줄어든 4만9005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중국 시장점유율도 10%대 수성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10.4%을 보였던 현대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은 올해 8.8(1월)→9.9%(2월)→10.1%(3월)→10.0%(4월)로 두자릿수를 간신히 턱걸이 하고 있다. 

이는 중국 토종업체의 약진에 따른 것이다. 특히 지난해 36% 급팽창한 중국 SUV 시장에서 토종업체는 점유율 55.1%로 이미 외국계를 따돌렸다. 지난 1분기 중국 SUV 시장에서 판매된 상위 10대 차종 중 중국 토종 브랜드 모델은 7개나 차지했다.

이처럼 중국 SUV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는데 반해 현대기아차의 차량 라인업이 SUV보다 세단에 치중돼 있는 것도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경쟁업체의 중국 공략은 더욱 강화됐다. 유로화와 엔화 약세를 등에 업은 글로벌 메이커들은 일제히 차량 가격을 낮추면서 현대차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5월 들어 GM과 폴크스바겐, 포드, 혼다 등이 주요 차종의 가격을 6~7% 내렸다. 특히 엔저 훈풍에 가격하락 여지가 큰 혼다와 도요타는 지난달 판매량에서 각각 32.3%, 13.3% 증가세를 보였다. 

현대차는 하반기에 신형 투싼을 투입해 신차 효과를 노릴 예정이다. 신형 투싼은 다음달 미국 시장에 투입을 시작으로 유럽과 중국 시장에 순차 출시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폭스바겐이 2018년 500만 대 생산체제 구축을 목표로 하고 GM과 르노·닛산, 토요타, 혼다 등도 앞다퉈 중국 내 공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충칭공장 건설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국 중서부를 중심으로 다른 글로벌 완성차업체들과 대등한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주성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로화와 엔화의 약세 등으로 인해 경쟁사들의 공략으로 현대기아차차는 미국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구조적으로 경쟁력 훼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충칭 공장 착공은 현대차에게 절실한 카드이자 선택"이라고 진단했다.

정상철 기자

csc@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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