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삼성-엘리엇, 치열한 고지전…승자는 누구?

삼성물산-제일모직 간 합병 성공여부 재계 촉각

2015.06.10(Wed) 16:13:44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저지를 위한 공세전에 나서면서 앞으로 사태 전개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과 엘리엇은 다음달 17일로 예정된 삼성물산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번 합병에 대해 표 대결이 펼쳐질 경우를 대비해 양측 모두 우호세력 확보와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더욱이 엘리엇은 '주주총회 무산'을 위한 소송 카드까지 꺼내들어 사태는 점입가경으로 빠져들고 있다. 

◆ 표 대결 앞둔 우호세력 확보 전쟁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엘리엇이 우호지분 확보에 나선 가운데 1차적인 지분확보 경쟁은 지난 9일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파악됐다. 

임시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9일까지는 주식을 사야 11일 확정될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규정상 합병은 주총에서 출석주주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확보해야 통과된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이 벌어질 경우 주주 참석률이 더 높아지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으로서는 실질적으로 50% 가까운 우호 지분을 확보해야 합병안 통과를 확실시할 수 있다. 

엘리엇은 지난 4일 지분 7.12% 보유 사실 공개와 함께 제일모직-삼성물산 간 합병 비율(1 대 0.35)의 불공정성을 지적하고, 이후 국민연금과 삼성물산 주주인 삼성 계열사들에 합병 반대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며 적극적인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엘리엇이 해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삼성물산 지분 추가 매입을 당부한 가운데 삼성물산 지분 0.26% 보유한 네덜란드연기금(APG) 등 일부는 이미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삼성물산 일부 소액 주주들은 제일모직과의 합병안에 불만과 함께 양측간 지분경쟁으로 인한 주가상승이란 반사익을 얻기 위한 차원에서 엘리엇과 연대를 선언한 상태다. 

반면, 삼성물산은 케이씨씨(KCC)를 사실상 우호지분으로 확보헸다. KCC는 지난 8일 삼성물산 주식 0.2%(약 230억원)를 시장에서 매입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로 9.79%를 보유한 국민연금과, 전체 외국인 지분 34.03% 가운데 엘리엇을 제외한 나머지 27%의 향배가 승부의 키를 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26일 합병 발표 당시에는 현 주가 수준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주당 5만7234원)을 비교해 주총에서 찬반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어느 쪽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고 현재로서는 단언하기 어려운 것 같다. 다음달 주총 현장에서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 주주총회 무산카드 성사여부는 

지난 9일 엘리엇은 서울중앙지법에 삼성물산 주주총회 소집통지 및 결의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 합병 결의를 위해 다음 달 17일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 개최 계획을 주주들에게 정식으로 알리는 행위조치 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합병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뜻이다. 

이번 가처분 신청에는 설사 주주총회가 열려도 제일모직과 합병 결의를 하지 못하게 해 달라는 내용도 담겼다. 

그러나 법조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선 법원이 이번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기업 지배구조 분야의 전문 변호사는 "주주총회 소집에 이르기까지 명백히 위법한 하자가 있지 않고선 주주총회 개최 자체를 막는 것은 어렵다"며 "이해관계자가 많은 자본시장에서는 관련법에 따른 절차를 준수하면 거래가 보호된다는 법적 안정성의 원칙이 지켜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엘리엇의 목적은 노이즈(잡음)를 내는 것이지 가처분 등 소송의 승소 여부가 아니다"라며 "삼성물산의 가격이 너무 낮게 산정됐다는 측면에서 엘리엇이 불공정거래 의혹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거나 주식예탁증서(GDR)가 상장된 영국 런던 법원에서 합병 비율 불공정성과 산정방식의 문제점을 다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국진 기자

kjyoun@bizhankook.com

[핫클릭]

· 삼성,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포기설에 '발끈'
· 삼성물산 소액주주들 엘리엇과 연대, 25만주 위임
· 엘리엇 실력행사,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제동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