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기업 성진지오텍을 논란끝에 흡수합병한 포스코플랜텍이 결국 채권단을 상대로 공동관리 절차(워크아웃)를 신청했다.
포스코플랜텍은 포스코의 제철설비 물량을 전담하는 회사다. 지난 2010년 성진지오텍을 합병한 후 4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포스코는 그동안 포스코플랜텍에 유상증자 등을 통해 5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하면서 이명박 전 정부와 여야 정치권으로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포스코플랜텍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26일 "포스코플랜텍이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 절차를 신청해 이달 중 채권금융기관협의회 소집을 통보할 것"이라며 "다음달 초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개최해 워크아웃 개시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KDB산업은행은 지난 21일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정기 기업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한 결과 C등급을 받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기업신용위험평가는 각 은행들이 부실 징후가 있는 기업을 걸러내기 위해 거래 기업을 전수조사, 신용도별로 A~D 등급을 매기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 C등급은 워크아웃으로, D등급은 파산·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간다.
포스코플랜텍은 기한 내 갚지 못한 금융권 대출금이 800억원에 이른다. 전체 대출금 4800억원 대비 6분의 1 수준이다.
채권단은 포스코플랜텍 워크아웃 개시 조건으로 모기업인 포스코의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포스코가 이미 지난 14일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추가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플랜텍이 워크아웃이 무산되고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로 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포스코가 포스코플랜텍의 회생을 방임할 경우 법정관리도 불가피하다. 포스코의 지원을 전제로 한 워크아웃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