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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 노동조합이 파업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씨티은행 노조에 따르면 조합원 3천200명을 대상으로 한 파업 찬반투표를 30일 실시한다. 현재로선 파업에 찬성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파업이 결정된다면 2011년 이후 3년 만의 은행파업이다.
씨티은행의 노조 가입률은 82.9%로 높다. 때문에 노조는 이번 파업에 승산이 있다고 본다. 2011년 파업했던 SC은행 노조의 가입률은 약 50%였다.
또 SC은행은 성과관리프로그램(PMP)에 따라 파업 참가자를 대기 발령할 수 있었지만, 씨티은행은 대기 발령 제도가 없다. 그래서 파업 유지가 쉽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씨티은행 노조는 다음 영업일인 5월2일로 예정된 중앙노동위원회의 쟁의 조정을 거친 후 단계적인 파업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가 밝힌 바에 따르면 3단계의 태업과 부분 파업을 거쳐 전면 파업에 들어간다.
우선 1단계는 점포·부서별 릴레이 휴가, 내부 보고서 작성 거부, 판촉 활동 중단, 씨티그룹 본사와의 콘퍼런스콜(전화회의) 거부, 영어 사용 거부 등이다.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은 2006년에 언어사용 지침을 만들어 외국인 임직원이 받는 문서에 한글과 영어를 병기토록 했다.
2단계론 예·적금, 카드, 펀드, 보험 등 신규상품의 판매 거부, 3단계론 부분 파업 또는 영업점별 순회 파업이다. 그 후 전면 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노조 측에 따르면 파업의 목적은 은행 경영에 타격을 주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태업을 약 6개월간 이어간 후 시한부 총파업에 들어간다는 것.
반면 사측은 노조의 태업과 파업에 맞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다. 또 비노조원이나 퇴직자 등을 활용한 대체 인력 투입 등의 대책 마련에 나섰다.
파업이 일어난다 해서 당장 회사가 큰 타격을 입지 않는다는 게 사측 입장이다. 왜냐하면 제조업과 달리 은행은 파업이 길어지면 오히려 인건비가 절감돼 이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파업이 장기화 된다면 씨티은행의 경영 사정은 나빠질 것이다. 먼저 노사갈등으로 인한 영업력 저하, 고객 불편으로 인한 이미지 훼손 등이 악재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노사갈등이 본격화 된 이유는 씨티은행 사측이 190개 지점 가운데 56개(29.5%)를 없애기로 했기 때문이다. 점포를 폐쇄하게 되면 650명가량의 인력을 퇴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노사는 임단협(임금단체협상) 협상을 벌였지만 결렬됐다. 이에 노조는 지난 1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앞서 은행권에선 2000년 국민·주택은행의 합병 반대 파업, 2003년 신한금융그룹으로의 인수에 반대하는 조흥은행 파업이 있었다. 또 2004년 씨티그룹이 현재 씨티은행의 전신인 한미은행을 흡수하는 데 반대해 파업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chosim34@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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