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조합이나 추진위원회 임원을 선출할 때 적용하는 표준선거관리규정을 처음으로 제정, 고시했다고 6일 밝혔다.
시는 표준선거관리규정을 적용하지 않거나 미루는 조합·추진위에 대해선 사업자금 공공 융자 대상에서 배제하고 정비사업 시행 관련 각종 인·허가(변경)에도 영향을 주는 등 적극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표준선거관리규정을 적용해 조합장 등 임원을 선출하면 대표자에 대한 신뢰가 높아져 원활한 사업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에 제3자에 의한 투표는 전면 금지되고 총회 참석, 사전투표, 우편투표 중 하나를 선택해 투표하도록 명문화했다. 아울러 임원 선출과 관련된 모든 자료 및 선관위 회의록 공개는 의무화했다.
서울시 이제원 도시재생본부장은 "선거관리규정을 제정하지 않는 조합은 도정법 77조에 따라 정비사업 시행과 관련해 각종 인·허가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시에 따르면 그동안 정비사업 진행중 임원 선거는 임의적인 기준과 절차에 따라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져 부정선거 논란과 집행부에 대한 불신과 갈등이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했다..
일부 조합에선 제도적 허점을 이용, 외부용역 업체를 동원해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서면결의서를 위·변조하고 임기가 만료돼도 연임총회를 회피하기도 했다.
이에 시는 공직선거법에 의한 절차와 방법을 준용하되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의 특성을 반영, 정비사업에 특화된 선거관리 규정을 마련했다.
새 규정에는 각 조합과 추진위가 임원 선출기구인 선거관리위원회를 의무적으로 구성하고 모든 선거 관리를 선관위에서 주관해야 한다.
또 후보자 등록부터 투·개표, 당선자 공고까지 모든 세부 절차와 방법을 표준화하고 주체별 역할과 업무 범위도 구체화해야 한다.
임원은 임기가 끝나기 60일 전에는 새 임원을 선출하기 위해 선관위 구성을 시작해야 하고 선관위는 임기 만료 30일 전까지 선거관리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시는 조합과 추진위원회가 스스로 구속력을 가질 수 있게 선거 규정 고시일로부터 1년의 제·개정 기간을 뒀다. 각 조합은 이 기간 내 총회를 거쳐 선거관리규정을 의무적으로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