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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경상수지 흑자 행진속 불황형 우려 왜?

재계 “흑자는 고용ㆍ생산 직결 설비투자 감소 영향”

2015.05.04(Mon) 15:07:24

   
 

한국경제가 경상수지 37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불황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부품 등을 수입해 완제품으로 되파는 국내 산업의 구조상,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하면서 생산 등과 직결되는 설비투자도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한국은행의 ‘3월 국제수지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 3월 경상수지 흑자는 103억9천만달러로 전년대비 41.9% 늘었다.

지난 2월과 비교해도 39억5천만달러 늘었다.

이로써 올해 1분기의 경상수지 흑자는 234억2천만달러에 달했다.

수입보다 수출이 많아 발생하는 경상수지가 2012년 3월부터 37개월째 흑자를 내고 있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인 960억달러를 기록할 것이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이러한 전망과는 달리 불황형 흑자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무역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경상수지는 엔저로 인해 원화가치 상승해 수출경쟁력을 잃어가면서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하고 있다”며 “수입이 더 많이 줄어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일 뿐이다”고 일축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월 수출액이 462억18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8.1%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앞서 1월에는 0.9%, 2월 3.3%, 3월은 4.3% 줄었다. 1∼4월 전체로는 4.3% 감소했다

수입액도 작년 10월부터 7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했다. 올 1∼4월로 보면 16.0% 감소했다.

원유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 수입단가 하락을 수입액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원유 수입액이 42.5% 감소한 것을 비롯해 석유제품(-48.9%), 가스(-38.1%), 철강(-23.2%), 석탄(-10.8%) 수입도 크게 줄었다.

수입 감소는 고용ㆍ생산과 직결되는 설비투자에 영향을 받는다.

재계 관계자는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 반면 수입이 그만큼 성장하지 않은 것은 최소한의 부품 및 소재는 수입히자만, 생산설비등의 수입이 미미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자본시장연구원은 상장기업의 설비투자 규모는 2012년 131조원을 기록한 후 2013년 127조원, 지난해 120조원으로 줄었다고 발표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 중 설비투자 비중도 2011년 111.8%에서 2012년 92.0%, 2013년 80.6%, 2014년 80.2%로 감소세다. 세계경제 둔화와 수요 위축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자본시장연구원 관계자는 "한국 경제가 일본 등으로부터 부품 및 소재, 생산 설비등을 수입해 완제품을 조립해 수출하는 구조"라며 "미래의 생산증가와 고용확대로 연결되는 설비투자는 늘지 않고 있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김정현 기자

penpi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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