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후 '유전 불구속, 무전 구속'이라는 불만을 드러냈던 장세주(62) 동국제강 회장을 1일 재소환해 수사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한동훈 부장검사)는 1일 오전 9시50분께 장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지난달 28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사흘 만이다.
검찰은 장 회장을 상대로 회사에 변제한 105억원의 출처 등을 추궁했다.
장 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고급 카지노 호텔에서 도박 판돈으로 쓴 800만달러(약 86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을 빼돌린 회삿돈으로 충당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국내에서 마련한 비자금 가운데 10여억원을 미국으로 나르려고 임직원들에게 여행자수표를 끊도록 한 사실도 확인했다. 배당금을 챙기기 위해 계열사들에 100억원대 이익배당을 포기하게 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앞으로 공소유지를 위해서라도 장 회장을 반드시 구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사 과정에서 이미 증거를 없애려는 시도가 확인됐다. 장 회장은 참고인 조사를 받는 회사 직원들에게 진술거부를 종용하고 통화내역 삭제를 지시하기도 했다.
예상치 못한 영장 기각에 당황한 검찰은 최대한 빨리 장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