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백수오’ 논란과 관련한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진위 여부를 최종 규명해 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검사결과가 당초 예상보다 늦춰지면서 억측만이 난무하는 형국이다.
이로인해 관련 농가, 소액주주, 연기금 등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조짐이다.
◆ 제천 재배농가는 ‘쑥대밭’ …‘생존권 호소’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22일 시중에 유통 중인 32개 백수오 제품의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시중 유통 제품 60%가 식품에 사용이 금지된 '이엽우피소'를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혀 이번 논란을 점화시켰다.
이에 식약처는 이르면 29일 가짜 백수오 재검사 발표를 통해 진위 여부를 가릴 예정이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비즈한국>과 통화에서“해당부서에서 백수오 검사를 아직 진행중이기에 정확한 시기를 아직 알지 못한다. 검사가 나오는데로 결과를 발표할 것이다”고 전했다.
검사결과 발표가 늦어지면서 국내 재배 농가와 관련업종의 피해액도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최근 불거진 한국소비자원과 내츄럴엔도텍의 ‘가짜 백수오’ 논쟁으로 생존에 직결될 정도로 피해를 입은 곳은 재배농가였다.
28일 제천시에 따르면 제천지역에는 현재 100여 농가에서 116만㎡의 백수오를 계약재배하고 있다. 이들이 연간 생산하는 백수오는 800t정도로 계약업체를 통해 전국에 공급된다.
4월 말경은 다른 대체 품목을 재배하기도 시기적으로 늦은 상황. 재배농가들은 한해 농사 전체를 접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지난 27일 재배농민 40여명이 한국소비자원에 대한 제천지역 백수오 재배농가의 불만도 커져가고 있다.
지난 27일 오후에는 제천 백수오 재배 농민 40여 명이 한국소비자원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이날 한 농민은 “한국소비자원이 시중 유통 백수오 제품 60%가 가짜라고 하는 통에 우리도 거짓말쟁이가 됐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다른 농민은 “우리가 납품하던 업체들이 백수오를 받지 않아 기가막히다”며 “올해 농사를 못해 올 겨울 어떻게 지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막막해했다.
실제 동아제약 등 관련업체들은 가짜 백수오 파동이후 관련 제품 전량 판매중단을 고려중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동아제약 뿐만 아닌 백수오를 생산하던 전 업체가 지금 추가 생산을 중단한 실정으로 알고 있다”고 귀뜸했다.
◆ 소액주주 “작전 세력 개입” 주장
가짜 백수오’ 논란이 터지자 내츄럴엔도텍의 시가총액은 나흘 만에 1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소비자원 발표 이전인 21일 1주당 8만6600원이던 내츄럴엔도텍 주가는 4 거래일 만에 4만5400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코스닥 시총 8위(1조7594억원)였던 내츄럴엔도텍은 순식간에 24위(8777억원)로 주저앉았다.
상황이 이와 같자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공매도 작전설 마저 난무하고 있다.
한 소액주주가는 “이달 초만해도 4%에 지나지 않던 내츄럴 엔도텍의 공매도 주문량이 소비자원 발표 직전 급증했다”며 “이는 전형적인 시세차익을 취하는 작전세력의 개입이 있었다는 증거이다”고 확신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거래소와 금융당국도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 연기금, 270억 주식 매입…손실 불가피
하지만 액수면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은 코스닥 시장의 큰손 연금기금.
29일 금융정보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연기금은 내츄럴엔도텍 주식을 270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연기금은 내추럴 엔도텍 주가가 지난 16일 9만1200원까지 올랐다가 한국소비자원이 ‘가짜 백수오'’의혹을 제기한 이후 4만5400원까지 내려가자 상당한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연기금의 투자 손실을 계기로 코스닥시장 투자 움직임도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3월까지 연기금은 2.4조원 순매수를 기록하는 등 증시 시장의 큰손이었다.
한 투자증권 관계자는 “연기금은 지난 1월 23일 이후 3월까지 동일기간 외국인 투자자가 기록한 2.89조원 규모와 비슷했다”며 “이번 실패로 연기금과 다른 투자자들 사이에서 공격적인 투자 보다는 안정적인 분배 투자로 돌어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내츄럴엔도텍과 소비자원은 서로에 대한 소송전을 불사하겠단 입장이다.
내츄럴엔도텍은 지난 2월 식약처의 검사결과 진짜였다면서 소비자원이 원료를 가져갈 때 절차에 따라 밀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비자원은 식약처가 지난 2월 검사를 한 원료와 소비자원이 검사한 원료가 다르기 때문에 검사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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