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이슈

군인·사학연금 방치하면 후세대에 짐

2014.04.28(Mon) 15:51:25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월 3대 직역 연금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천명하면서 군인연금과 사학연금 개혁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두 연금 모두 적자가 나면 국민 혈세로 메워야 한다. 군인연금은 40년이 넘도록 국가재정에서 적자를 보전해 오고 있다.

재정 상태가 양호한 사학연금도 오는 2033년부터는 고갈돼 국가재정 투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학연금 대상자인 사립학교 종사자들은 공무원 신분이 아님에도 연금 수령과 관련해선 공무원과 비슷한 대우를 받고 있어 형평성 논란까지 제기된다. 현행대로 제도가 운영되다가는 후세대에 두고두고 무거운 짐을 안길 게 뻔하다. 개혁의 방향은 명확하다.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으로 개선돼야 한다.

   
군인연금, 매해 1조 이상 혈세 투입

1963년 출발한 군인연금은 불과 10년 만인 1973년부터 적자로 전환돼 국가재정으로부터 보전금을 지원받고 있다. 2010년 이후 군인연금 적자 보전을 위해 투입되는 국가 재정은 1조원을 넘는다. 올해 적자 보전금도 1조3446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정부는 현행 군인연금 제도를 유지할 경우 2050년 3조9000억 원의 국가재정을 통한 보전금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군인연금 수급자는 8만5000여명에 달할 전망이다. 문제는 군인의 퇴역시기가 다른 연금 수급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빨라 연금을 받는 기간이 긴데다 인구고령화로 인해 수급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앞으로도 군인연금은 연금 선택 방식 증가, 부사관 증원 계획 등에 따라 국가에서 부담하는 보전금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국방부는 지난 13일 직업군인의 계급 정년군인 연금에 대한 개혁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국방부는 군인연금법 개정을 통해 지난해 7월 1일부터 기여금 납부비율을 기준소득 월액의 5.5%에서 7%로 인상하고, 복무기간 33년을 초과해도 기여금을 계속 내도록 했다. 그러나 연금 수령액과 연금수급 개시연령은 그대로여서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다.

사학연금, 2033년부터 기금 고갈

개혁대상 3대 연금 중 가장 재정 상태가 양호한 사학연금은 2022년 기금 액이 23조8000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33년께 고갈될 전망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사학연금 보험료율을 지금의 두 배로 인상한다 하더라도 기금 고갈 시기만 늦춰질 뿐 재정부족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할 순 없다고 분석했다. 또한 연기금이 고갈되는 2033년 사학연금의 재정적자 보전을 위해 투입될 국가재정 규모를 5조4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사학연금도 2009년 이명박 정부시절 개혁이 단행됐다. 그러나 보험료 인상과 급여 삭감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법 개정을 거치긴 했지만 정부가 사립학교 교직원의 반발에 부딪혀 대부분의 개혁 내용이 신입 가입자에게만 집중됐다.

개혁 내용은 2010년 이후 임용자들만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65세로 늦추고 ‘재직 전 3년 평균보수월액’을 기준으로 연금을 지급하던 것을 ‘총 재직 기간의 평균 소득’으로 바꿨다. 기금 고갈 시기만 늦춰질 뿐 재정 부족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할 순 없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연금운용체계 개선해야

역대 정권과 마찬가지로 박근혜 정부도 연금 개혁에 나섰지만 첨예한 이해관계 대립과 집단 이기주의 등으로 얼마나 성과를 낼지는 불투명하다. 이번만큼은 정부가 과감하게 개혁정책을 밀어붙여야 한다고 연금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군인연금측이 수익률을 향상시키는 쪽으로 운용체계를 적극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지원하되 현실에 맞게끔 수급 기준을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학연금의 경우 국가에 기댈 게 아니라 스스로 재정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지난 2009년 도입된 국민연금과 공무원, 군인, 교사 연금의 가입기간을 합산해 연금을 지급해주는 공적연금 연계제도도 손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공적연금 연계제도란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3대 직역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해 가입 기간이 20년 이상 되면 연금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예컨대, 국민연금에 12년 가입하고 사학연금에 8년 가입했을 경우 가입 기간이 20년이 돼 연금이 지급되는 방식이다.

특히 이 제도는 군인연금과 사학연금 재정에 악영향을 끼칠 것우로 분석된다. 군인과 사립학교 교직원 퇴직자 중 20년 미만 퇴직자가 상다수임에도 이들 단기퇴직자들도 이 제도로 대거 연금 대상자로 포함되기 때문이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