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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녀가 4송이 생명꽃을 피우고 떠났습니다”

2015.04.23(Thu) 13:24:50

   
 

속깊고 어른스러웠던 민지는 또래 애들처럼 애답게 살지 못했습니다. 민지를 너무나 사랑한 장애인 아빠와 함께 돌 지나 집을 나가버린 친엄마, 그래서 할머니를 엄마라 부르며 살았던 아이였습니다.

학교에서 댄스 동아리에 들어 대회를 5개나 나갈 정도로 열정을 불태웠지요.

그런 민지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은 아빠였고, 세상 사람들이 소아마비 아빠를 측은하게 보는 시선을 가장 싫어했던 당찬 아이기도 했습니다. 모두들 무서워 하던 사춘기…. 민지는 오히려 새엄마가 생겨 행복해했습니다.

그런 민지에게 중2겨울방학때 잔인한 일이 생겼습니다. 단순히 체한줄 알았던 민지가 뇌종양 선고를 받고 버틴 기간은 겨우 일주일....

민지 아버님 김영배(43.택시기사)님은 민지를 그냥 보낼수가 없어 징기기증을 결심했습니다.

민지의 생명을 받은 사람들이 다시 사회에 나가 착한 일을 하고 살고, 그러다 보면 아름다운 사회가 되지 않겠냐면서요.

아픈 눈물을 보이시던 아버님은 민지를 잃은 아픔을 견디기 위해 고달픈 휠체어 럭비를 하면 견디고 있습니다.

몸을 많이 쓰는 그 순간만이라도 민지를 잃은 아픔을 잊을 까 싶어 선택한 휠체어 럭비입니다.

아버님은 넉넉하진 않지만 민지를 기리기 위해 민지가 다니던 학교에 장학회를 만들고 매년 장학금을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사회적 약자라 할 수 있는 그가 오히려 생명나눔을 베풀수 있었던 힘은 어디서 나온 걸까요?

자식을 가슴에 품은 김영배님은 “우리 사회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민지로부터 모든 힘이 나온다”고 말합니다.

이름도 모르는 4명의 벼량 끝 삶을 찬란하게 바꿔주고 떠난 민지... 오늘도 아버님은 간절한 마음으로 자식을 잃은 슬픔을 이겨내고 딸의 장기를 받은 분들이 민지의 몫까지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기도하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 고(故) 김민지양은 꽃다운 16살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했다. 민지 양은 지난 1월 26일 갑작스러운 두통과 구토 증상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뇌에 5㎝ 크기의 종양이 발견됐다. 민지양은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지난 2월 2일 뇌사(腦死) 판정을 받았다. 그렇게 뇌종양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뜬 민지의 장기가 현재 다른 사람 4명의 몸에서 힘차게 뛰고 있다.

조인영 기자

ci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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