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를 태워 먹길 즐기는 사람이 일반인에 비해 위암 발생률이10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스턴트식품을 적게라도 섭취하는 사람은 전혀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위암에 걸릴 위험이 4.4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군산대 간호학과 유양경 교수는 지난 2012년 1∼8월 J대학병원에서 치료 받은 위암 환자 103명과 환자 보호자 등 건강한 성인 141명을 비교 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22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위암 환자와 건강인의 생활습관 요인 비교)는 ‘대한보건연구’ 최근호에 소개됐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인스턴트식품 섭취가 위암의 위험요인으로 나타났다”며 “일부 베이컨ㆍ소시지ㆍ햄 등 가공 처리된 고기류엔 종종 발암성 물질인 니트로스아민(nitrosamines)이 들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인스턴트식품들 가운데 일부는 염분이 다량 함유돼 있는데, 일본에선 염분이 많은 식사와 식품이 위암 발생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에서 염분 섭취량이 많은 지역의 위암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위암 발생의 위험인자가 될 수 있는 인스턴트식품의 섭취를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위암 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스트레스 대처 능력을 비교한 결과 스트레스를 잘 해소하지 못하는 것도 위암 발생의 위험요인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스트레스는 생체 면역계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스트레스를 만성적으로 받으면 면역체계에 필요한 단백질의 합성이 저해될 뿐만 아니라 (면역 세포인) T림프구나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의 활성이 떨어져 암은 물론 감염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또 “스트레스의 정도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사건 자체보다 해당 사건에 대한 개인의 주관적 해석ㆍ대처에 좌우된다”며 “적절하게 스트레스에 대처하면 암ㆍ감염 등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스 대처에 성공하면 건강한 상태, 실패하면 암 등 질병 상태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 평소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지 않으면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에 비해 위암 발생 위험이 2배 높아진다고 밝혔다. 미국 국립암연구소가 18∼65세 여성 5968명을 추적ㆍ조사한 연구에서도 운동을 규칙적으로 한 여성의 암 발병률이 낮았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음주횟수가 월 1회 증가할 때마다 위암에 걸릴 확률은 1.1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알코올 자체가 위암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고 알코올의 대사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숙취 물질)에 기인한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동물실험에선 아세트알데히드가 유전자의 점 돌연변이(point mutation)를 일으키는 발암물질이란 증거가 여럿 제시됐다고 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1988년 위암 발생에 알코올 섭취는 거의 관련이 없다고 밝힌 바 있으므로 음주와 위암의 관계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서 위암 환자와 건강한 사람은 평소 식습관에서도 대조를 보였다.
특히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비율(건강인 51.1%, 환자 29.1%), 평소 고기를 탈 정도로 구어 먹는 비율(건강인 1.4%, 환자 13.6%), 뜨거운 음식 선호 비율(건강인 24.1%, 환자 48.5%), 백미를 주로 먹는 비율(건강인 20.6%, 환자 51.5%)에서 차이가 컸다. 하지만 식사량, 평소 주로 먹는 음식(채식/육식), 육류 섭취횟수, 외식 횟수, 외식시의 메뉴, 수분 섭취량, 커피 섭취량에선 위암 환자와 건강한 사람이 대동소이(大同小異)했다.
평소 음주ㆍ흡연 습관에서도 위암 환자(암 진단 전)와 건강한 사람은 확실히 달랐다.
위암 환자는 월 평균 음주횟수가 6.7회로 건강한 사람(3.1회)보다 두 배가량 많았다. 음주기간(180.2개월)도 건강한 사람(79.4개월)보다 길었다. 1회 음주량(422㎖)도 건강한 사람(181.8㎖)보다 많았다.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은 비율(35%)은 건강한 사람(65.2%)의 절반 수준이었다. 하루 흡연량((20.6개비)은 건강한 사람(12.3개비)보다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