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바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700MHz(메가헤르츠) 주파수 소유권 분쟁이 방송국과 이동통신사간 나눠먹기식으로 흐르면서 누더기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이에 따라 17조원으로 추산돼 온 황금주파수 경제효과도 결국 무용지물이 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정보통신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 6월중 700MHz 주파수 대역의 사용권을 지상파 방송사와 이동통신업계에 양분키로 내부 논의중이다.
당초 정부는 아날로그 TV 방송 종료 이후 700MHz 대역 주파수를 스마트폰 등 이동통신용으로 쓰려고 했다.
이통 3사도 미래의 수요를 위해 '통신용'으로 배정해야 한다고 정부에 보조를 맞춰왔다.
하지만 기존 700MHz 주파수를사용하던 방송사가 방송의 질적 향상과 기득권을 앞세워 ‘방송용’으로 배정해야 한다고 강변하면서 난항을 겪게 됐다.
더욱이 관련업계에 따르면 재보선 선거를 앞둔 정치권까지 방송사들의 입김에 좌우돼 미래창조과학부를 압박하면서 정부가 700㎒ 주파수 분배에 대한 방향을 튼 게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보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방송국 보도에 민감한 여야 의원들이 4ㆍ29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한층 압력을 강하게 넣으면서, 결국 정부가 방송국에 굴복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지난 10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를 통해 “미래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700MHz 주파수를 방송과 통신이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고 상당한 진전을 보았다”며 통신용으로 써야 할 주파수 일부를 방송용으로 분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700㎒ 대역은 주파수가 멀리까지 전달돼 네트워크 구축 비용이 적게 드는 황금 주파수’로 불린다.
정부는 이 대역을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에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지상파 방송과 정치권의 요구에 밀려 전체 108㎒폭 중 일부를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에 주기로 한 것이다.
700MHz 대역은 폭이 총 108MHz이다.
이중 국가재난안전망용으로 할당된 20MHz를 빼면 사용할 수 있는 주파수 폭은 88MHz이다. 이를 정부 측은 지상파 3사(KBS MBC SBS)와 4개 채널의 UHD 방송을 할 수 있도록 24㎒폭 할당하게다는 복안이다. 이럴 경우 차세대 통신 서비스에 사용할 수 있는 주파수는 40㎒폭으로 줄어든다.
지상파 직접 수신가구는 전체 가구의 6.9%에 불과하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좁아진 주파수를 재난망, 방송, 통신용으로 활용시 트래픽 폭증은 피할 수 없게 된다”며 “결과적으로 이동통신 트래픽 폭증을 막겠다는 정부안은 효율성을 잃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고 우려했다.
한 정보통신 관련 대학교수는 “정부안이 확정되면 방송과 통신 간 간섭을 막기 위한 보호대역 확충으로 700MHz 주파수 활용도는 더욱 떨어진다”며 “이 주파수를 방송과 통신 중 한쪽에만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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