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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로 세계 정복 나선 중국IT기업

한국 규제 풀어 기업 경쟁력 키워줘야

2014.04.28(Mon) 08:15:23

   
▲ 서울대서 강연중인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회장


세계 IT시장에 중국의 입김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막강한 자본을 가진 바이두(百度), 알리바바(阿里巴巴)등의 중국 IT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섰다. 중국 정부의 탄탄한 보호를 등에 업고, 글로벌 시장에서 지역과 사업 영역을 불문하고 전방위로 그 세력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알리바바, 매출의 10%이상을 인수?합병에 투자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알리바바는 미국의 전자상거래업체 ‘숍런너(Shoprunner)’를 약 2000억원에 인수했다. 또 독일의 ‘오토나비’의 지분 28%를 취득했고, 미국 내 자회사 옥티바(Auctiva)와 벤디오(Vendio)를 통해 ‘11메인’이라는 새로운 쇼핑몰을 선보이며 미국의 아마존과 이베이에 정식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알리바바는 연간 약 8조원으로 추정되는 매출 가운데 10% 이상인 1조1000억원 가량을 M&A에 쓴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매출 10조 5000억원을 달성한 텐센트는 중국 현지 게임 시장을 석권한 데 이어 PC메신저 ‘큐큐(QQ)’와 모바일 메신저 ‘위챗(WeChat)’ 등 메시징 서비스, 모바일게임 사업까지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높아지는 중국 IT기업들의 위상

업계 관계자는 “텐센트는 그동안 게임시장이 고도화된 한국시장의 경우 개발사 지분투자와 판권 확보 등으로 영향력을 단계적으로 상승시키는 우회전략을 펴왔다. 그러다 2012년 720억원을 들여 국내 대표 메신저 업체인 ‘카카오톡’의 지분 14%를 취득하며 제 2대 주주가 됐다. 또 구글과 손잡고 가입자 유치를 위한 프로모션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바이두도 지난해 4월에 애플 본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Cupertino)에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기술 확보를 목표로 ‘딥러닝 연구소(The Institute of Deep Learning)’를 열고 음성인식과 스마트글라스 등에 적용되는 증강현실 기술 개발에 한창인 것으로 알고 있다. 바이두 역시 지난해 매출 5조5277억원중 15%에 달하는 8300억원을 M&A에 쏟아 부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중국 IT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외국기업에 투자와 인수·합병에 나서면서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2014년 2월 기준 시가총액 순위에서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이 3위를 차지한 가운데, 중국업체인 텐센트가 150조원으로 4위, 바이두가 64조로 5위를 각각 기록했다.

중국으로 옮겨지고 있는 IT 시장

중국 인터넷 기업들의 성장세도 무섭다. 텐센트의 지난해 매출액은 10조5000억원으로 2008년의 1조1000억원에 비해 9.3배 성장했다. 바이두 역시 지난해 5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2008년의 5000억원과 비교해 무려 10배 이상의 성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국내 인터넷기업들의 위기의식도 높아지고 있다. IT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라인으로 선전한 네이버를 제외하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성적은 별로 좋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막강한 자본에 기반한 구글, 페이스북 등의 전통의 강자와 신흥 강자로 급부상한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 등과의 경쟁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특히 인수합병으로 그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알리바바, 텐센트와 같은 중국 인터넷 기업들이 올 한해 미국 증시에 상장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M&A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 인터넷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그동안 중국 정부가 국제적 비난을 무릅쓰고 구글 등 외국 인터넷 기업에 대해 폐쇄적 정책을 고수한 것이 결과적으로 중국 인터넷 기업들에 득이 됐다. 중국 인터넷 기업들은 정부 보호를 기반으로 거대 자본을 축적하는데 성공해 공격적 M&A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비약적으로 성장하면서 인터넷 생태계의 무게 중심이 빠르게 중국으로 쏠리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의 발 빠른 대응을주문했다.

세계 IT시장은 미-중 2강 체제

경희사이버대학교 모바일융합학과 정지훈 교수는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문제라기 보단 정부의 과도한 규제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대외적으로 폐쇄적 정책을 펴서 자국의 IT기업을 보호하는 한편 대내적으론 가능한 모든 규제를 풀어 IT기업들이 영역 제한 없이 다방면으로 진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한 마디로 지금 중국 IT기업의 약진은 중국 정부의 ‘심모원려(深謀遠慮)’의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엔 15억이란 거대한 내수시장이 형성돼 있다. 규제 없는 자유로운 생태계와 거대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중국 IT기업은 거대한 자본을 축적하는 데 성공했다. 이 자본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적극 진출한 결과, 현재 세계 IT기업은 미국과 중국의 양강체제로 이루어 졌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국내 IT기업들이 뛰어난 경쟁력을 갖췄음에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내수시장 위주로 안주한데다가 한국 정부의 규제가 지나쳤기 때문이다. 특히 규제 위주의 정부 정책으로 인해 다양한 사업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규제를 풀었을 때 발생할 리스크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하는 듯하다”며 “규제 개혁을 통해 IT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구경모 기자

chosim34@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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