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이슈

<심층분석> 아시아나 ‘日히로시마’ 사고원인

일본 조사단, 국지적 난기류ㆍ인재 가능성 저울질

2015.04.15(Wed) 16:28:46

지난 14일 저녁 아시아나 항공기의 일본 히로시마 공항 활주로 이탈사고로 승객 73명 중 18명이 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해 정확한 사고원인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본 현지 조사단은 이번 사고에 대해 국지적 난기류로 인한 기체 불안이나 인재로 인한 발생 가능성을 두고 한창 조사를 벌이고 있다.

사고기에는 승객 73명 및 승무원 8명이 탑승했으며 일본인 승객 46명, 중국인 9명, 한국인 8명, 캐나다 2명, 스웨덴 2명, 미국 2명, 필리핀 1명, 러시아 1명, 베트남 1명, 싱가포르 1명이다.

일본 정부는 아시아나 162편이 활주로 약 300m 전방에 위치한 6m 높이 전파발신 시설에 접촉하는 등 착륙시 고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았다고 밝혔고, 아시아나항공 측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사고 여객기는 활주로에 내리면서 왼쪽으로 유턴하듯 미끄러져 역방향으로 멈췄고, 왼쪽 엔진과 날개 일부가 파손됐다.

일본 운수안전위원회는 이번 사건의 원인으로 국지적 난기류와 인재(人災)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아시아나 항공 사고 당시 당시 히로시마를 포함한 서일본 상공에 강한 한기를 동반한 공기의 소용돌이가 있었다고 한다.

   
 

◆ 청천벽력 ‘국지적 난기류’

이를 근거로 일부 조사원들은 저공에 깔려 있는 구름 때문에 기체가 통상보다 고도를 더 떨어뜨렸을 가능성과 국지적 난기류에 휘말렸을 가능성 등을 놓고 조사를 진행중이다.

기류가 불안정할 날씨일때 항공여행을 하다보면 가장 많이 접하는 불청객이 바로 난기류(turbulence)다.

‘청천난류’ 혹은 ‘윈드시어’ 등 이상 기상현상에 따른 승객 부상 사례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

난기류는 항공기가 운항 중 기류가 불안정한 지역을 통과할 때 기체가 심하게 흔들리거나 급강하하는 현상으로 심한 난기류를 만날 경우 순간적으로 수십미터까지 급강하하기도 한다.

난기류는 계절과 상관 없이 발생하지만 일반적으로 여름철에 많고 지리적으로는 적도 근방을 운항할 때 많이 일어난다.

레이더 등의 발달로 많은 난기류를 미리 감지해 회피할 수 있게 되었지만 워낙 기류가 불안정한 우리나라의 여름철이나 적도 지역 기후를 감안할 때 급작스러운 난기류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또 최근 들어 불안정한 기층으로 인해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에서 예고 없이 발생하는 난기류인 청천난류(clear air turbulence)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청천난류는 기상레이더에도 잡히지 않아 조종사들 사이에서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으로 불리며 좌석벨트 사인이 꺼진 상황에서 대처할 틈도 없이 갑작스럽게 만나는 경우가 많아 승객이 심하게 다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 2003년 5월 말레이시아항공사 소속 항공기가 인천공항을 출발해 쿠알라룸푸르 공항 도착 직전 심한 청천난류를 만나 승객과 승무원 20여명이 다치는 사례가 있었다.

난기류와 청천난류가 항공기 운항 중에 만날 수 있는 불청객이라면 국지적 돌풍의 하나인 윈드시어(wind shear)는 이착륙시 저고도에서 만나기 쉽다.

윈드시어란 불규칙한 공기의 흐름으로 인해 풍속 및 풍향이 급격하게 변하는 국지적 돌풍의 일종으로 해안가와 산악지형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 공항에서 자주 발생하며 이착륙시 항공기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지난 2009년 3월 일본 도쿄 나리타 공항에서 페덱스 화물기가 착륙하던 중 윈드시어를 포함한 갑작스러운 강풍으로 인해 활주로를 벗어난 뒤 다른 항공기와 충돌,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윈드시어로 인한 크고 작은 사고가 매년 보고되고 있다.

일본 히로시마 공항 사건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 사건과도 유사한 점이 많아 ‘조종사 과실’ 등 인재(人災) 사고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 이번에도 조종ㆍ정비 과실…비행기 노후설 가능성 적어 

2013년 7월 7일 03시 27분, 아시아나항공 소속 B777-200 여객기는 샌프란시스코 만에 튀어나온 방파제를 치면서 28L 활주로의 경계점에 못 미쳐 착륙한 이후로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충돌했다.

이 사고로 지난 승객 3명이 숨지고 187명이 부상을 당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큰 불이 발생했다는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플라이 바이 와이어 시스템 계통 오류를 사고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미국연방교통안전위원회는 지난해 7월 조종사들이 시계접근(Viusal approach) 중에 고도 강하를 부적절하게 한 것이 사고원인이었다고 결론냈다.

사고기 조종사가 활주로까지의 남은거리에 비해 항공기의 고도가 높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해 자동 속도 조절 장치를 의도하지 않게 작동을 중지했다는 것이다.

이와 유사하게도 이번 히로시마공항 사고기도 통상의 경우에 비해 훨씬 낮게 비행하면서 이번 사고가 났을 것으로 일본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 교도통신은 사고기가 보통의 다른 항공기와 달리 착륙 당시 활주로 동쪽으로 진입함에 따라 공항의 정밀계기착륙장치(ILS)가 대응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비행기 노후는 이번 사건과 관계없다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3월말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항공기 83대의 평균기령은 9.6년으로 기령 20년을 초과한 노후 항공기는 없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일반적으로 항공기는 최장 30년까지 운항이 가능하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의 전반적인 안전점검 소홀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아시아나, 전반적인 안전관리 점검 부실 의혹 부상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엔진 이상과 계기판 엔진관련 오류메세지로 일본 하네다 공항과 프랑스 파리로 회항한 바 있다”며 “항공기 기체 이상이 발생하는 원인은 기종 노후화와 안전점검 소홀이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월19일 인천공항을 출발한 사이판행 여객기는 이륙 1시간여 만에 ‘엔진 오일필터 이상’ 경고등이 들어왔는데도 회항조차 하지 않고 목적지까지 비행을 강행한 바 있다.

아시아나 항공측은 <비즈한국>과 통화에서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며 “대책본부를 마련해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사고 원인 규명과 관련해서는 유관 기관과 최대한 협력해 나갈 것이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정현 기자

penpia@bizhankook.com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