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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출소자 '패자부활' 구인 열풍

"취업시 재범률 0.36%", 재소자 구직의 날 350여 업체 참여

2015.04.13(Mon) 14:47:04

“출소후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는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 전과자들에 대한 편견은 뿌리깊기만 하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출소자들을 대상으로 구인에 적극 나서는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한 때의 실수로 전과자란 낙인이 새겨졌지만 '패자부활전'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균등히 주어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 먹고살기 위해 재범죄, 취업하면 해결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소재한 학원 인테리어 전문업체인 흰돌인테리어 정해두 대표는 재소자 출신이다. 

정 대표는 출소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당면과제를 일자리라고 보고 출소자들을 자신의 회사에 취업시키기 시작했다.

흰돌인테리어에는 현재 출소자 5명이 근무 중이며, 지금까지 거쳐간 출소자들이 약 100명에 이를 정도로 일하기를 원해 찾아오는 출소자는 거절하지 않고 다 받아준다. 며칠 만 그만두는 경우도 많았지만 일해 보겠다는 출소자를 뿌리쳐 본 적이 없다.

정 대표는 “대부분 출소자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생계 문제이다”며 “물론 재소자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손해를 끼친 경우도 있었지만 이런 일들은 출소자들에게 있을 수 있는 과정이며, 사회에 복귀하는데 거쳐야할 관문이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선영화학 김철환 대표는 1996년 12월 교정위원으로 위촉된 이래 현재까지 18년 동안 교정위원과 범죄예방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선영화학에는 현재 출소자 14명이 근무 중이다. 지금까지 거쳐간 출소자들만 약 50명에 이를 정도로 출소자들의 안정적인 사회정착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2012년 기준)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금고 이상 형의 선고를 받은 수용자가 3년 이내에 재복역하는 비율이 22.2%나 된다.

하지만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5년간 주거 지원을 받은 1372명 중 재범은 50명으로 재범률이 3.6%, 지난 3년간 숙식을 제공받은 5509명의 재범률은 0.6%에 불과했다. 창업 지원의 경우 1.5%, 취업 성공시에는 0.35%에 불과했다.

   
 

◆ 정부, 취업 알선 프로그램 적극 진행

법무부와 각급 교정기관도 출소자들에 대한 취업 알선 프로그램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

법무부는 오는 14일부터 28일까지 출소를 앞둔 수형자들에게 취업 기회를 주기 위해 전국 52개 교정기관에서 ‘구인·구직 만남의 날’행사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수형자 1200여 명과 350여 개 업체가 참여한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처음으로 서울남부교도소·목포교도소), 포항교도소·청주교도소(24일) 등 4개 교정기관의 수형자들이 사복을 입고 취업면접에 나선다. 법무부는 사복차림 취업면접을 앞으로 다른 교정기관으로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 편견이 가장 큰 걸림돌
 

   
 

행사에 참여하는 서울 동대문 소재 나라물산 신왕수 대표는 “출소자에 대한 편견으로 취업이 어려운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2011년부터 ‘구인·구직 만남의 날’에 참여해왔다. 또한 현재까지 나라물산 뿐 아니라 관련 의류업체에 적극적으로 수형자 취업을 알선하여 10명을 취업시켰다.

광주광역시에 있는 전자제품 제조업체인 명성전자 전상돈 대표도 3년 전부터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있다.

전 대표는 처음 출소자 취업 제안을 받았을 때 전과자에 대한 막연한 편견으로 망설였으나, 오히려 함께 일을 하던 아내의 적극적인 설득이 계기가 되어 출소자를 채용하게 되어 지금까지 출소자 30명을 채용했다.

전문가들은 출소자들의 재범률을 막기위해선 취업 알선 프로그램를 통한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재범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생계마련을 통한) 가족들과 끈이 끊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며 “가족을 생각해 범죄 유혹을 이겨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penpi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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