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정책적 효과로 시간선택제 근로자 고용률이 늘었다는 발표와 관련해 비판이 일고 있다.
8일 고용노동부는 정부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지원사업 대상인원이 올해 1분기 4680명으로 지난해 1분기(459명)의 10배 가량으로 늘었다며 경력이 단절된 전업주부 등이 자신의 전문적인 능력을 살릴 수 있도록 돕는 정책이 성공했다는 논조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한 업체의 사례를 인용, 시간선택제 근로자로 채용한 회사 대표는 높아진 서비스 질과 생산성에 크게 만족했다고 밝혔다.
시간선택제 일자리 지원사업은 주 15∼30시간 일하는 근로자를 최저임금의 120∼130% 이상 지급하며 채용하는 사업주에 임금의 50%(월 80만원 한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지난해 6월4일 ‘고용률 70% 로드맵’을 발표를 통해 고용률 70%를 달성하고, 궁극적으로는 저성장 기조에 빠진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서 핵심은 시간제 일자리 확대였다.
이에 따라 향후 5년간 시간제 일자리 93만개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간제 일자리를 두고 정부는 최저임금의 약 130% 급여와 4대 보험 혜택(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이 제공을 강조하고 있다.
또 시간제 일자리로 채용하는 기업에 1명당 80만원을 지원하며 여러 가지 세제 혜택을 주겠다고 밝혔다.
실제 지원금액은 지난해 1분기 6억6천만원에서 올해 1분기 76억3천만원으로 급증했고, 시간선택제 일자리 지원을 받은 취업자가 1년 이상 고용을 유지한 비율은 60.8%로 전체 근로자의 1년 이상 고용 유지율(42.1%)보다 높다.
◆ “시간제 근로직이란 비정규직 양산 위한 구실 불과”
하지만 이와 관련한 소비자들의 입장은 냉정하다.
한미영 씨(여,32세)는 “안정적인 정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시간당 근로를 받아 들였다”며 “시간당 근로자는 결국 비정규직의 또다른 이름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최근 김수현 씨(여, 45세)는 배우자 월급으론 치솟은 전세가격을 감당할 수 없어 시간제 근로자로 나섰다. 그는 “정부가 말하는 창조경제라는 단어의 뜻을 정확하게 모르겠다”며 “아르바이트직과 비정규직 양산으로 일자리 늘렸다하는 통계 만들려는 하는 것만 같다”고 토로했다.
주택담보 대출과 여성 시간제 근로자 상승과는 비례관계에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3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 잔액은 418조4천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4조8천억원 증가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 취업자의 시간당 임금은 9402원으로 높다고 하나 월 평균 임금은 131만3천원에 불과했다. 또한 성별로 보면 여성이 76.9%를 차지했다.
◆경영진과 노동계로부터도 외면 “비효율적”
시간제 일자리 확대는 경영진과 노동계로부터도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시간제 일자리 노동자들은 업무 연속성이 떨어져 전일제 노동자와 같은 생산성을 기대하기 어렵고, 고용인원이 늘어나 간접 인건비와 관리비가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노동연구원도 정부의 뜻과는 달리 기업들이 질 낮은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어 공급해도 일을 그만둘 수 없는 노동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이마트는 1주일에 40시간 이상 일하는 조건으로 고용했던 직원들에게 올해 3월부터 주당 25시간 일하도록 강요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노동계에 따르면 주 40시간 근무에 약 110만원가량을 받던 노동자들이 주 25시간 시간제 일자리로 바뀔 경우 월 30만~40만원 정도 실질임금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시간제 일자리 전환을 강요할 가능성도 다분하다는 것이다.
노동계에서는 정부가 일자리의 양적 확대를 위한 통계 수치 보단 노동자의 근로환경 개선 등 ’질’적 확대에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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