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오늘 지속가능한 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복지재정 효율화 추진방안’을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논의·확정했다. 복지재정 효율화를 위해 정보시스템을 통한 누수 및 부정수급 근절, 유사·중복 복지사업을 정비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복지재정의 누수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복지제도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다. 그러나 낭비를 줄여서 늘어난 복지지출 증가를 메우겠다는 발상이라면 예상되는 지출을 결코 감당할 수 없다는 점에서 복지재원 마련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보육료와 기초연금 등 국민생활을 위한 기본 복지(National Minimum) 조차도 중앙이 지방에 재정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이를 방치한 채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복지재정 효율화방안’을 대안처럼 제시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겠다는 안일한 발상이다.
근본적으로 부정수급 등 누수를 막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으나, 복지 사각지대에 대한 철저한 대책을 마련한 후 시행해야 한다. 재정절감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하게 강행할 경우 자칫 ‘송파 세모녀’와 같이 극한 상황에 놓이게 될 가구가 생길 것이다.
형식적 부양의무자기준으로 인해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등 우리의 사회복지제도의 기준선이 결코 적정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 정부가 기준 적정화를 위한 개선노력과 함께 대상자의 상황을 고려해 신중하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이번 발표 자료에 의하면 정부가 그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복지재정이 1.8조원이라는 것이 드러났고, 이는 복지정책의 중복과 낭비를 입증하는 사례이다.
그런데 복지재정 부정수급에 따른 누수와 낭비를 논의하면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개선방안>을 포함시킨 것은 중앙정부가 최근 ‘누리과정’ 재원 확충과 관련하여 지방정부에 몽니를 부리는 것에 불과하다.
중앙집권적 시각과 편파적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수준으로 매우 실망스럽다. 별도 논의가 필요하다.
이완구 총리는 “국민부담 증대(증세)나 복지구조 조정 논쟁에 앞서 ‘있는 돈이라고 알뜰하게 쓰는 노력’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중앙·지방이 복지재정 효율화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정부가 재정을 알뜰하게 쓰겠다는 이 총리의 발언과 의지에는 절대 공감하며, 다만 아껴서 충당 가능한 복지재원이 아니라는 점을 먼저 인식하고 근본적인 대책마련에 더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한다.
보육료와 기초연금 등 기본복지에 대한 중앙정부의 재정전가로 인해 지방정부의 재정을 파산지경에 이르고 있다. 책임 있는 중앙정부의 자세와 노력을 보여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