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나 오존과 같은 대기오염 물질이 호흡기 건강을 해치는 것뿐만 아니라 자살율도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도관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우리나라 각 시도별 환경오염지수와 자살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이 기간 동안 환경부가 전국 79개시 251곳에서 측정한 환경오염지수를, 국가통계청이 발표한 자살현황 등이 이번 연구에 쓰였다.
그 결과 5대 대기오염 물질 중 미세먼지와 오존 농도의 변화에 따라 자살률도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미세먼지(PM-10)가 발생, 1주일을 기준으로 대기 중 농도가 37.82μg/㎥ 증가할 때 마다 우리나라 전체 자살률은 3.2%씩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존 농도 역시 자살률을 높이는 또 다른 요소로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1주일간 오존 농도가 0.016ppm 증가하면 그 주 우리나라 전체자살률은 7.8%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기간 동안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당 연간 자살률은 29.1명으로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분석결과가 나온 데 대해 미세먼지나 오존과 같은 대기오염 물질이 중추 신경계의 면역 체계와 신경전달물질을 교란하거나 평소 질환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이 경우 우울감과 충동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즉, 대기오염이 지속되면 우리 몸 안에서 스트레스호르몬 분비에 변화가 생기어, 자살과 관련 있는 기분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특히 오존의 경우 세로토닌의 대사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자살 위험을 높이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김도관 교수는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새삼 깨닫게 되는 대목”이라며 “자살률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가 있지만 대기오염 또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이 밝혀진 만큼 자살예방 대책에 이 부분도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