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가 최대주주인 넥슨과의 갈등을 극복하고 경영권을 수성했다.
엔씨소프트는 27일 오전 9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지하 1층에서 열린 제18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주총엔 참석주주 453명 의결주식 1166만주 58%를 확보하고 ▲제18기 재무제표·연결재무제표 승인 ▲김택진 대표 사내이사 재선임 ▲19기 이사 보수한도액 120억원 승인 등 3개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경영참여 선언을 했던 최대주주 ‘넥슨’은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의 상호 지분 투자가 적정한지 우려를 표하면서도 김택진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찬성표를 던졌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김택진 대표와 부인인 윤송이 사장의 경영능력을 강하게 문제를 제기해 주총장 내부가 술렁이기도 했다.
이날 오전 9시에 시작된 주총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 엔씨소프트 주총에 앞서 김택진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
◆ NC, ‘리니지 모바일’ 등 모바일 시장 진출 선언
김택진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리니지2와 아이온 뿐만 아닌 블레이드앤 소울 등이 중국가 대만등 새로운 시장 안착했고, 길드워2는 북미ㆍ유럽 시장에서 성과냈다”며 “이에 힘입어 엔씨는 지난해 연결 매출 8387억원, 영업이익 2782원이라는 창사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22조원에 달하는 세계 모바일 게임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블소 모바일과 리니지 모바일 등에도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했다.
이날 주총은 서윤석 감사에 의해 진행된 제18기 재무재표 및 연결재무제표는 무리없이 승인돼 무리없이 흘러가는 것처럼 보였다. 문제는 제2호 안건인 김택진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건에서부터 불거졌다.
▲ 경기도 성남구 분당 소재 엔씨 소프트 본사 건물 |
◆ 일부 소액주주 “김택진 부인 윤송이, 사장으로 실적없어”
이날 반대의견을 낸 소액주주 3명은 윤송이 부사장의 사장 승진과 넷마블과의 협업 그리고 프로야구단 NC다이노스 운영을 문제 삼았다.
소액주주 백모씨는 “윤송이 부사장은 김택진 대표의 부인으로서 그간 보여준 경영 실적이 없음에도 사장으로 임명됐다”며 강력 반발했다.
넷마블게임즈와의 협업에 대해서는 “넷마블 지분을 상식에 맞지 않는 비싼 가격에 인수했다”며 “자사주 스왑으로 주주가치가 손상됐다”고 반발했다.
그리고 평소 야구팬으로 소문난 김택진 대표를 겨냥해 “NC다이노스 야구단을 인수한 것은 회사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김택진 대표의 개인 취미를 반영해 운영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다른 2명의 소액주주 의견도 크게 벗어나질 않았다.
◆ 김택진 “윤송이, 미국 법인을 흑자 전환시킨 경영자”
이에 김택진 대표는 준비한 브리핑 자료를 통해 조목조목 반론을 펼쳤다.
우선 윤송이 사장의 경영실적 의문에 대해 “윤 사장은 2011년까지 실적이 부진했던 NC WEST에 2012년 부임후 3년연속 흑자를 기록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넷마블과의 제휴 의혹에 대해서는 “넷마블은 국내 모바일 게임을 선도하는 회사다”며 “YOY 42%라는 성장세가 말해주듯 모바일 세계시장을 노리는 엔씨소프트 주식에 고부가 가치를 안겨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소액주주 최모씨는 “김택진 대표는 넥슨과의 협업을 진행했지만, 결국 넥슨에게 경영권 분쟁 빌미를 제공하지 않았냐”며 “(백기사인) 넷마블과의 제휴도 이렇게 되지 말라는 법이 있냐”고 목소리를 높이며 즉각 장내를 퇴장했다.
▲ 김택진 대표는 NC다이노스 야구단 인수와도 관련해 소액주주들로부터 반발샀다. |
◆ 넷마블과 협업은 모바일 시장 위한 전략적 제휴
이에 대해 김택진 대표는 “내 양심을 걸고 넷마블과의 협업은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 때문이 아닌 당시 시장 판단에 따른 전략적 제휴였다”고 해명에 나섰다.
이어 NC다이노스건도 “야구단은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이미지 제고 그리고, 게임과 관련한 여러 부정적인 이미지를 완화시키주는 홍보, 브랜드 마케팅차원에서 이뤄진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 주총이 끝난후 넥슨측 대리인이 취재진에 둘러싸여 질문을 받고 있다. |
◆ 넥슨 “김택진 지지, 그러나 넷마블과 제휴 이유 설명해줘야”
엔씨소프트와 경영권 분쟁 당사자인 넥슨은 이날 의외로 지지의사를 시종일관 표명해 눈길을 끌었다.
넥슨 김정주 대표를 대신해 참석한 김정욱 전무(기업문화 및 대외업무 담당임원)은 “넥슨은 김택진 대표이사의 선임을 지지한다”며 “넥슨은 엔씨의 최대주주로서 회사의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넷마블게임즈와의 지분교환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점이라는 논란과 넷마블게임즈에 지적재산권(IP) 독점 제공 논란 등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넷마블게임즈와 협업 성과와 진행 과정을 적절한 시점에서 투명한 방식으로 주주들에게 알려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엔씨소프트의 4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은 주총 전날인 26일 세 안건에 대해 모두 찬성한다는 내용의 위임장을 엔씨소프트에 전달한데 이어 이날도 김택진 대표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