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오너 일가의 고배당 잔치가 도마에 올랐다.소액주주 권익운동 단체인 네비스탁에 따르면 제습기와 공기청정기 제조업체로 유명한 위닉스관계사 위니맥스는 지난해 순이익 76억 원 보다 많은 80억 원을 현금 배당했다. 이는 최근 재벌 총수 일가의 비상장 계열사를 통한 배당 챙기기 행태와 매우 흡사하다. 오너 자녀가 지분을 가진 비상장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많은 배당을 하면 기업가치는 그만큼 낮아진다.
위니맥스는 위닉스가 만드는 제품의 판매와 사후관리(AS)를 맡는 비상장사다. 윤희종 위닉스 대표이사의 아들 윤철민 씨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위닉스는 2011년만 해도 40여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2012년 들어와 1400억 원의 매출에 당기순이익 50억 원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2013년에는 매출이 2000억 원을 돌파,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약 2.5배 증가한 135억 원에 달했다. 매출이 증가한 이유는 에어워셔, 제습기 판매 호조 때문. 그런데 원님 덕에 나팔 분다고 단물은 위닉스가 아닌 위니맥스가 맛보았다.
위닉스의 지난해 주당 순이익은 1천49원에 불과했지만, 위니맥스는 7만6천62원으로 72배 많았다. 배당액 규모도 위닉스가 12억7천만 원에 그친 반면 위니맥스는 80억원을 배당했다.네비스탁 관계자는 “위니맥스의 주당 배당금은 8만 원으로 액면가 5000원의 1600%”라며 “위니맥스는 이익의 대부분을 배당으로 분배해 사실상 재투자를 위해 이익을 사내 유보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았다. 위닉스가 위니맥스의 보증수표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행태는 과거 재벌 총수들이 즐겨 해오던 방법이다. 예를 들어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아들 정의선 부회장이 대주주인 비상장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거액의 배당을 챙기다 여론의 도마에 오른 사례가 그것.
위닉스 외에도 도마에 오른 중견기업 오너들이 적지 않다.계면활성제와 특수산업용 유화제를 생산하는 중견기업 한농화성도 지나친 고배당으로 눈총을 샀다. 한농화성이 생산하는 화약약품의 도매·운송을 맡는 경산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30억원의 두 배가 넘는 70억원을 현금 배당했다. 경산은 김응상 한농화성 대표이사의 아들인 김성빈씨(30)가 지분 4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성빈씨의 배당액은 31억5천만원에 달했다. 한농화성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78억원이고동양강철 박도봉 회장도 동양강철에 매출 대부분을 의존하는 비상장사 알루텍에서 거액 배당을 받았다. 알루텍은 2012년부터 2년 연속 순손실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6억원을 배당했고, 2011년에는 당기순이익(10억원)의 두 배인 19억원을 현금배당했다. 이유는 알루텍의 지분구조에서 찾아진다. 알루텍은 박도봉 회장이 지분 43%를 보유하고 있으며, 박 회장의 친인척과 특수관계인이 나머지 지분을보유한 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