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세주 회장(왼쪽)과 장세욱 부회장 형제 |
최근 동국제강 총수 형제의 엇갈린 행보가 주목 받고 있다.
형인 장세주 회장은 검찰이 횡령 혐의에 대해 수사에 착수 조사를 받을 위기에 처한 반면,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은 지난 18일 오전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산업발전 공로로 은탑산업훈장을 수여한 것.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한동훈 부장검사)는 장 회장이 미국 법인을 통해 약 1000만달러(약 110억원)를 미국으로 빼돌린 정황을 잡고 사실관계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동국제강이 해외에서 고철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현지 업체로부터 받은 대금을 실제 가격보다 부풀려 차액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동국제강은 대금의 상당 부분을 미국 법인의 계좌로 받은 다음 일부를 손실 처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장 회장에게 횡령, 해외 재산도피와 외화 밀반출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장 회장이 이 횡령금을 미국 원정 도박자금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 금융· 수사 당국은 장 회장이 미국 내 여러 도박장에서 거액의 도박을 벌인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 자료를 한국 검찰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장 회장에 대해 횡령과 재산 해외 도피, 외화 밀반출 혐의 적용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최근 장 회장과 관련한 국세청과 관세청 조사 자료 등도 넘겨받아 자료 조사를 마친 상태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해부터 동국제강에 대한 특별세무조사를 벌여 조사 자료를 검찰에 넘겼다.
이 밖에도 동국제강은 당진제철소 건립 과정에서 건설비를 과다 계상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2011년 국세청의 세무조사 과정에서 동국제강은 러시아에서 1000억 원대 규모의 고철을 수입하며 수입 대금을 부풀리고 홍콩 법인의 계좌로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형과 회사의 행보와 달리 장세욱 부회장은 ‘제 42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모범 상공인으로 선정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장 부회장의 수훈 배경은 우선 그가 철강업 최초로 디자인팀을 신설해 컬러강판 등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 공급함으로써 관련 산업과 제품의 품질경쟁력 향상을 이끌어 상공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다.
또한 글로벌 시장 악화에도 그의 주도로 북미, 대양주, 유럽 등 동국제강의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으로 판매지역을 다변화에 성공했다는 것도 이유다.
이밖에 장 부회장은 멕시코, 인도 등지에 해외 코일센터를 설립해 JIT시스템을 구축하고 이 지역에 진출해 있는 국내기업에 안정적으로 철강소재를 공급한 것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