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명박(MB) 정부 시절 특혜 논란이 불거졌던 자원외교 비리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임관혁)는 18일 자원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경남기업과 한국석유공사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최근 자원개발 관련 고발사건을 형사6부·조사1부에서 특수1부로 모두 재배당한 후 검찰이 강제수사를 동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MB 정부 시절 자원외교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검찰은 이날 오전 8시께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경남기업 본사, 울산에 위치한 한국석유공사, 경남기업 주요 임직원 자택 등에 수사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내부 서류 등을 확보했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는 경남기업 대주주 성완종(64) 회장의 자택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성 회장을 포함한 핵심 경영진을 출국금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 회장은 제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새누리당 내에서 대표적인 친이(親李)계로 분류된다.
검찰은 이날 오전 서울 동대문구 경남기업 본사에 수사관들을 보내 자원개발과 관련한 문서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2006년 경남기업, SK가스, 대성산업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러시아 캄차카 반도 육상광구 탐사사업을 벌였다.
캄차카 지역의 2개 석유광구인 '티길(Tigil)'과 '이차(Icha)' 광구 운영권자는 캐나다 'CEP 페트롤리엄 인터내셔널'로 한국컨소시엄은 이들 광구에 각각 지분 50%를 투자했다.
당시 한국컨소시엄내 지분 구성은 석유공사 55%, 경남기업 20%, SK가스 15%, 대성산업 10%었다.
하지만 석유공사는 지난 2008년 7월 연장허가를 받지 못해 탐사권을 잃었고, 이후 파트너를 가스프롬으로 교체해 사업을 재추진했지만, 2010년 10월 낮은 경제성 때문에 사업을 접었다.
석유공사는 캄차카 광구를 철수할 당시 3천여 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기업은 한국광물자원공사와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라 암바토비 니켈 광산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사업을 접어 국정감사에서 특혜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광물공사와 경남기업의 니켈광산 지분 거래 의혹은 자원외교를 둘러싼 여러 의혹 중 하나로 꼽혀 왔다.
광물공사는 2010년 경남기업의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산 사업 지분을 비싼 값에 매입해 116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06년 10월 광물공사는 국내 기업 7곳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니켈사업에 1조9천여억원(전체 사업지분의 27.5%)을 투자하는 계약을 했다. 당시 지분 구조는 광물공사 14.3%, 경남기업 2.75%였다.
광물공사는 경남기업이 자금 악화로 투자비를 못내자 2008년께 171억여원을 대납했다.
광물공사는 이듬해 5월까지 투자비 납부를 연장해줬지만 경남기업은 자금을 마련하지 못했고 지분을 팔려다 실패했다.
당시 계약조건은 투자금을 미납하면 투자금의 25%만 받고 지분을 반납해야 하는데 광물공사는 2010년 3월 투자금 100%를 주고 경남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
이를 놓고 김신종(65) 당시 광물공사 사장이 새누리당 의원이었던 성완종(64) 경남기업 회장의 부탁을 받고 지분을 인수한 것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외부의 압력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논란도 불거졌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경남기업 임직원과 석유공사 관계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사업 투자 경위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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