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앞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한 유럽연합(EU)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상당히 감축하는 등 다양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왔다.
17일 현대경제연구원의 'EU 배출권거래제 도입 10년의 교훈' 보고서를 보면 EU는 10년 전인 2005년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할 당시 연간 39.9억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했지만 2012년에는 35.0억톤으로 12.1%나 감소했다.
제도 도입 후 7년간 배출량이 연평균 1.6%씩 줄어든 셈이다. 1인당 배출량도 8.05톤(이산화탄소 환산 기준)에서 6.91톤으로 약 14% 줄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EU 지역에서 배출량 감소폭이 확대되면서도 경제는 계속 성장하는 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제도 도입 이후 EU는 회원국의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지원하는 세계 최대 에너지프로젝트를 통해 저탄소기술 개발을 유도, 2012년 EU의 재생에너지 용량은 전세계의 22.5%를 차지했다.
2013년 기준 EU의 재생에너지 분야 직·간접 고용 규모는 123만8천명에 달했으며 2020년에는 202만3천개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관련 분야의 고용도 크게 확대됐다.
하지만 배출권 거래제 도입으로 각종 시행착오와 부작용도 발생했다.
제도 도입 초기에 EU는 경기 상황과 수요·공급을 고려하지 않고 배출권을 무상으로 할당했다가 2008년 금융위기까지 덮치면서 가격이 폭락하는 등 문제점을 드러낸 바 있다.
실제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보다 더 많이 배출권을 받은 기업들이 이를 판매하면서 부당이익을 얻는 사례도 있었다.
정부 당국이 돈을 받고 배출권을 나눠주는 유상할당 방식을 적용할 경우 탄소 집약도가 높은 석유화학·철강·플라스틱 등 제조업 부분이 해외로 이전하는 '탄소 누출' 현상에 대한 우려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용화 선임연구원은 "EU의 시행착오를 교훈삼아 한국의 배출권거래시장이 조기에 안정적으로 정착·운영되기 위해 공정하고 투명한 배출권거래제 운영이 필요하다"며 "저탄소 기술 개발 및 재생에너지 부문 투자 확대와 함께 금융과 세제지원 등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관련 분야의 투자 촉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가 탄소금융상품 개발 및 관련 신산업 발전을 지원할 필요성과 함께 탄소 누출 민감업종에 대한 정책 대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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