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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부동산 시장 ‘꿈틀’

미영 등 선진국 부동산 회복세… “질적 성장”

2014.04.21(Mon) 10:51:25

   


‘부동산 불패’의 신화가 무너져 버린 대표적인 나라는 일본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인들은 부동산 값이 오르는 것만 경험했다. 적어도 1990년대 중반까지 50년 가까이는 그랬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일본은 전후 강력한 수출드라이브 정책을 펼쳐 경제성장의 길을 내달렸다. 소득이 증가하고 도시가 팽창함에 따라 부동산 수요가 늘고 값도 뛰었다. 1964년 도쿄(東京)올림픽 직후, 1970년대, 그리고 1980년◆ 최고가 대비 90%이상 떨어진 집도

하지만 “‘영원’과 ‘절대’는 없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거품 붕괴’가 시작됐다. 199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 일본 열도의 부동산값은 바닥을 모른 채 떨어졌다. 도쿄 중심가의 부동산들마저 70~80%나 급락했고 최고가의 10% 이하에도 팔리지 않는 집까지 있었다. 시기적, 지역적으로 등락은 있었지만 내리막길을 되돌리지 못한지 20년 가까이 흘렀다.

최근에는 바닥권에서 벗어나 일부 회복세를 보이고 있긴 하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월20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20년 넘게 일본 부동산 시장을 짓누른 불경기가 최근 밀려드는 외국인 투자자들에 힘입어 해소되는 분위기이다.

지난해 가을 일본의 주요 부동산개발업체들이 신축해 판매한 22개 아파트가 판매 첫날 모두 매진됐다. 평균 판매 가격은 1제곱피트 당 2219달러로 2008년 이후 최고 시세였다. 일본 부동산 연구기관인 REEI에 따르면 도쿄 중심가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10.8%나 뛰었다. 지난해 이 지역 아파트 신규 공급 물량이 46%나 늘어난 가운데 나타난 가격 상승세다. 도쿄 번화가인 아카사카(赤坂)의 미국 대사관 인근에 있는◆ 최근엔 도쿄 중심으로 반등

도쿄 부동산 시장은 2020년 하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외국인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들은 이른바 ‘3A+1R’ 지역으로 불리는 도쿄 번화가 아오야마, 아카사카, 아자부, 롯폰기를 선호한다.

아베 총리 취임 후 내수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부동산 경기가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는 있으나 본격적인 회복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때문에 다시 상승하리라고 기대하는 낙관론과 구조적인 장기 침체를 벗어나기 힘들다는 비관론이 엇갈리고 있다.

IMF 등에 따르면 일본의 가계 자산 중 부동산 실물 비중은 1970년 65%에서 1990년 62%, 2000년 46%로 계속 낮아져 2005년 이후 41%에 머물고 있다.

한국은 1993년 76%에서 2001년 83%까지 높아졌다가 2010년 현재 68%로 아직도 높은 수준이다.일본처럼 될 것인가, 일본과는 다를 것인가. 한국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갑론을박하고 있다.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 기고문에서 “일본의 부동산 시장은 인구감소와 고령화의 영향으로 성장동력 자체가 크게 떨어졌다”면서 “일본이 경험하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변화들이 우리나라에서 일본과 약 20년 격차를 두고 똑같이 진행되고 있어 우리의 주택시장과 산업도 일본과 같이 양적인 성장에서 벗어나 질적인 성장을 추구해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 미국·영국 상승, 중국은 주춤

한편 2008년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위기 이후 대부분 국가의 부동산이 하락세를 보였으나 최근 들어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등 일부 대도시를 중심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주택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가장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금년 2월 주택가격 보고서에 따르면 텍사스, 콜로라도, 네브래스카, 노스 다코타 4개 주의 주택 가격이 금융위기 이전 사상 최고 수준을 회복했으며 사상최고치 대비 10% 이내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주도 18개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케이스쉴러가 공동 집계해 발표한 1월의 20개 대도시 주택가격지수는 지난해 동기대비 13.2% 상승했다. 라스베이거스 주택 가격이 1년 전 보다 24.88% 올랐고 샌프란시스코가 23.11% 상승했다. 샌디에이고(19.39%), 로스앤젤레스(18.86%), 아틀란타(16.76%), 마이애미(16.51%) 등도 비교적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강한 상승세는 2월 들어 다소 주춤한 상태다.

영국의 주택시장은 모기지 대출건수가 2013년 73만5000건으로 전년대비 20%증가한데 이어 주택가격도 9.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영국의 주택 가격은 지난 3월까지 15개월 연속 전년동월대비 상승을 기록 중이다. 특히 런던의 집값 상승이 두드러져 올 1분기 런던 주택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18%나 상승했다. 주택가격의 5%정도만 있으면 새집을 살수 있는 ‘Help To Buy’ 제도를 적극 실현한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생애 첫 주택구입자, 혹은 신규 건축주택으로 새로 이주하는 사람은 주택가격의 5%만 보증금으로 지불하면 정부가 주택가격의 20%를 대출로 지원하고 나머지 75%는 주택구입자가 별도의 모기지를 받는 제도이다.

중국의 경우에는 2009년~2013년 사이 주택가격이 크게 올랐던 데 비해 최근에는 상승폭이 줄거나 오름세가 꺾인 상황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베이징과 상하이의 실질주택가격 상승률은 2009년 1/4분기~2013년 1/4분기 중 56.3%와 52.4%로 급등했다가 지난해 3분기에는 전기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유럽에서는 오스트리아, 프랑스, 노르웨이, 스위스 등이 비교적 호황을 누린 반면 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스페인, 그리스 등 재정위기에 처한 국가(PIIGS)의 주택시장은 하락 및 침체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이재명 기자

jaimi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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