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학교 출신 금융인들 모임인‘서금회’ 멤버들의 금융기관 장악이 파죽지세다. 이로 인해 금융권 일각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관치금융’ 이라는 비판마저 제기되고 있다.
서금회가 금융권과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홍기택 박근혜 대통령 인수위 인수위원이 산업은행 총재로 임명되면서부터이다. 홍기택 총재가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우리은행장 선임 과정은 서금회 논란을 배가시키고 있다. 당시 이순우 행장의 연임이 위력시 됐으나 행장 선임 막판에 이광구 부행장이 행장으로 낙점됐다. 이광구 행장은 서강대 경영학과 출신이다.
최근 우리은행은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도 서금회 논란이 일고 있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 인물들로는 정한기 호서대 초빙교수와 홍일화 여성신문 상임고문, 천혜숙 청주대 경제학과 교수, 고성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장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일부가 서금회와 관련돼 있다.
국내 최대 은행인 KB국민은행 경우도 서금회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지난 5일 KB금융 내분 사태의 핵심 인물 중 한명으로 지난해 말 물러났던 박지우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이 KB금융지주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KB캐피탈 사장으로 내정됐다.
박 내정자는 당초 내분 사태로 인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었다. 이후 경징계인 주의 처분으로 감경되긴 했지만 주요 당사자 중 한명이 불과 퇴임 두 달 만에 복귀한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금융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박 내정자는 서금회 창립 멤버로 2007년 창립 때부터 6년간 회장직을 맡았다. 금융권에서는 당초 KB캐피탈 사장은 다른 사람으로 내정돼 있었으나 막판에 박 내정자로 바뀌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이 언제까지 낙하산 인사들로 채워져야 하는지 모르겠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금융 시스템을 위해 일 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