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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복합상품 폐지놓고 당국-업계 갈등

캐피탈 업계, “금융당국 추천할 땐 언제고 이젠 폐지?”

2014.04.21(Mon) 09:03:34

캐피탈 업계가 설상가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사고에 이어 금융당국이 캐피탈사의 카드복합할부상품 폐지까지 논의 중이어서 업계의 수익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중소업체들은 자동차 캡티브 마켓(전속시장)을 갖고 있는 현대캐피탈의 독주체제가 고착화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4월10일에는 JB우리·아주·KB·메리츠·BS·하나 등 6개 캐피탈사 대표들이 여신금융협회에 모였다. 지난 3월 금융감독원이 주요 캐피탈사 임원들에게 카드복합상품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해 반대 의견을 제출하기 위해서였다.

카드복합상품은 소비자가 자동차를 살 때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할부채권을 캐피탈사에서 관리하는 상품이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복합상품은 캐피탈사를 찾은 고객이 신용카드로 자동차값을 결제하면 카드사가 자동차 제조사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이 중 일부를 캐피탈사에 돌려주고 캐피탈사는 이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금리를 낮춰주는 것”이라며 “카드사가 수수료를 받는 이유는 채권관리비용 명목이다. 나쁘게 이야기하면 자동차 제조사로부터 가맹점 수수료를 받아 카드사와 캐피탈사, 소비자가 이익을 나눠먹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자동차 제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비용지출이 갑자기 늘어난 원인이 카드복합상품으로 인한 카드 수수료 때문이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2000만 원짜리 차 한 대를 할부로 팔면 전부 수익으로 잡힌다. 하지만 카드복합상품은 마진의 2% 가량을 수수료로 떼고 1960만 원만 받게 되는 셈이어서 제조사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다”며 “캐피탈사가 제조사로부터 불필요한 가맹점 수수료를 받아 이를 카드사와 캐피탈사, 소비자가 이익을 나누는 것이어서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 관계자 역시 “자동차 구입 시 카드사와 캐피탈사가 제휴하면서 불필요한 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발생하고 카드사와 캐피탈사 간에 중계수수료가 발생하는 등 불필요한 비용이 추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카드복합상품의 폐지를 논의 중에 있다”면서 “카드복합상품이 카드사에 불필요한 수익을 주어 상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소캐피탈사 집단반발

반면 중소 캐피탈사들은 수입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카드복합상품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카드복합상품은 최저 4.9%까지 낮은 금리로 최저 6.5%인 일반 할부 상품의 금리보다 소비자들에게 유리하다. 그래서 지난해 발간한 금감원 금융소비자리포트에서도 소비자에게 유리한 상품으로 추천된 바 있다. 추천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폐지하겠다는 건 이해가 안 된다”며 “또 이 상품을 폐지하면 관련 종사자인 영업사원과 대출중개인 등 1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5개 중소 캐피탈사에서 11만 명이 2조1000억 원의 카드복합상품을 이용했다. 2013년 국내 신차 승용차 할부금융 매출액은 총 12조 1025억 원”이라며 “만약 정부가 카드복합상품을 폐지한다면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중소업체들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대캐피탈 독주체제 우려돼

또 그는 “현대캐피탈처럼 자동차 캡티브시장(전속시장)이 있는 업체들은 어차피 현대자동차에서 현대카드가 수수료를 받아 현대캐피탈 고객에게 금리 할인을 해주는 셈이다. 그러므로 이쪽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저쪽 주머니에 넣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예를 들어 카드복합상품으로 현대 ‘LF소나타 2.0’을 구입하게 되면 선수율 10%, 48개월 일반할부 구입비용보다 최고 147만원의 이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카드결제를 통한 선포인트 할인, 캐쉬백 등의 부가 혜택도 제공받을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유리한 상품이다”며 “이 상품 도입 후 현대캐피탈의 신차 할부금융 시장점유율은 2011년 66.8%에서 2013년 56.5%로 떨어져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조금씩 넓어지고그는 “만약 이 상품이 폐지되면 자동차 금융상품의 다양화를 통한 소비자의 상품선택권이 사라지고 카드 이용을 통한 혜택도 받을 수 없게 돼 자동차 판매가 위축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현대캐피탈의 시장 점유율은 더욱 높아지고 시장경쟁을 통한 할부금리 인상을 견제할 수 없게 될 것이다. 현대캐피탈은 모회사인 현대차와 기아차라는 확실한 캡티브 마켓을 앞세워 독자적인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지난해 현대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은 3910억 원으로 업계 2위인 아주캐피탈의 191억 원보다 20배나 많다. 이런 가운데 중소 업체들의 큰 수익원이었던 카드복합상품을 페지한다면 현대캐피탈의 독주체제는 고착화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현대캐피탈 측은 “우리 역시 카드복합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따라서 상품이 폐지되면 고객 이탈로 우리도 피해를 볼 것”이라며 “상품이 아직 폐지되지 않은 지금 고객들이 어떻게 움직일지 아무도 모른다. 따라서 우리의 독주체제가 고착화 될 거란 우려는 기우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캐피탈업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상품 개발 등으로 어려움을 타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구경모 기자

chosim34@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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