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 조성진 사장이 공개한 당시 현장 CCTV 화면 |
삼성전자가 17일 LG전자의 이른 바 세탁기 파손 논란과 관련한 해명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양사간 신경전이 과열되고 있다.
지난 16일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장 조성진 사장은 검찰의 불구속 기소 이후 세탁기 파손 당시 녹화된 동영상을 전격 공개하며 결백을 주장하고 나선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자사 블로그인 '삼성 투모로우'에 올린 글을 통해 LG전자가 고의로 세탁기를 파손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삼성전자는 "세계 어느 가전회사도 매장에 진열된 경쟁사 제품으로 성능 테스트를 하지는 않는다. 성능 테스트를 위한 통상적 과정이라는 LG전자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한 "매장에 진열된 제품은 소비자들을 위한 것"이라며 "경쟁사 제품의 성능을 테스트하려면 제품을 구매해 실험실에서 하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다. 더구나 출시된 지 3개월이 지난 제품을 테스트한다는 것은 억지 주장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LG전자가 경쟁사 제품을 파손하고도 매장 직원에게조차 알리지 않고 아무 말 없이 현장을 벗어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질타했다.
삼성은 "체중 80kg으로 추정되는 건장한 성인 남성이 무릎을 굽혀가며 세탁기 문을 여러 차례 누르는 행위는 '통상적 테스트'의 범위를 넘어서 '목적이 분명한 파손 행위'이며 이것이 사안의 본질"이라며 "LG전자가 영상 공개를 통해 이미 기소된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려 하는 데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조성진 사장은 지난해 9월 3일 독일 베를린에 있는 가전매장 2곳에서 삼성전자 크리스털블루 세탁기 3대의 도어 연결부를 부순 혐의(재물손괴)를 받고 있다. 검찰이 확보한 가전매장 CCTV 화면에는 조 사장이 무릎을 굽히며 열려 있는 세탁기 도어를 양손으로 내리 누르는 장면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사장은 "삼성 세탁기를 파손했다는 독일 가전제품 판매점에서 머무르는 동안 삼성전자 직원들이 1시간가량 제지 없이 지켜보고 있었다"며 "만일 제가 고의로 파손했다면 삼성전자 직원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직접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이어 "모든 장면이 CCTV에 찍혀 남아있고 이 사건을 수사한 독일 검찰은 이미 불기소 처분을 했지만 저는 공개된 장소에서 경쟁회사의 제품을 고의로 파손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고 전했다.
조 사장은 CCTV를 분석한 동영상을 공개하는 이유에 대해 "지난 40년간 세탁기 개발에 힘써 온 제 개인의 명예는 물론 제가 속해있는 회사의 명예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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