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조현아, 재벌 3세 女중 첫 실형…솜방망이 논란

법원, 항로변경죄 형량 중 최하 1년 징역 선고

2015.02.13(Fri) 15:52:34

   
조현아 전 부사장 

'땅콩 회항'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조현아(41)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재벌 3세 여성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 서부지법 형사12부(오성우 부장판사)는 12일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과 형법상 강요,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5가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을 진행했다.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실형 선고는 항로변경죄 인정 여부에서 갈렸다. 현행법상 징역 1년 이상 10년 이하로 처벌받는다.

법원은 이날 "항공기의 예정경로가 변경된 만큼 조 전 부사장의 항공기 항로변경죄는 유죄"라고 판결하며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날 법원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에 대해 "공로만 항로라는 주장은 이유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검찰 측은 지상로에서 항공기가 움직인 것 역시 '운항'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항로에 대한 명백한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지상로까지 항로에 포함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는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조 전 부사장에 대해 "사적인 권위로 법질서를 무력화하고 공적 운송수단을 사적으로 통제함으로써 항공기의 안전을 위협한 중대한 범죄"라며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 증거인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대한항공 객실승무본부 여모(57) 상무는 징역 8월을 선고했다. 또 여 상무와 함께 이후 진행된 국토부 조사 전 과정에 걸쳐 개입하고 조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은 김모(55) 국토교통부 조사관에게는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각각 징역 2년을 구형한 바 있다. 

서부지법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징역형을 면하기 위해 재판부에 무려 여섯 차례나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0일 하루에만 세 차례나 반성을 써냈다고 한다. 

지난달 말부터 재판부에는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도 수십건이 제출됐지만 결국 그녀는 징역살이를 못 피했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뉴욕발 인천행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견과류를 메뉴얼대로 서비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박창진 사무장 등에게 폭언과 폭행하고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일)을 지시, 박창진 사무장을 강제로 비행기에서 내리게 했다.

이에 대해 조 전 부사장은 재판 내내 "조 전 부사장이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지시한 것은 박창진 사무장의 매뉴얼 미숙지 탓"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혐의를 대체로 부인했다. 

한편, 이날 법원의 선고가 항로변경죄 중 최하 수위인 징역 1년이라는 점에서 솜방망이 처벌이란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조 전 부사장 측이 상고할 것이 확실시 되고 이 과정에서 형량이 감경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31일 런던발 항공기 안에서 승무원에게 행패를 부리고 막말을 퍼붓는 등 기내 난동 행동을 한 패리스 힐튼 남동생 콘래드 힐튼은 징역 20년 위기에 처해 이번 땅콩 회항 사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콘래드 힐튼은 지속적으로 수사기관의 수배를 받아 왔으며 결국, 지난 3일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자수했지만 징역형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김정현 기자

penpia@bizhankook.com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