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오갑 사장 |
임단협 마무리 지연과 연이은 구조조정 추진에 따른 노동조합과 마찰 등으로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권 사장은 지난해 위기에 처한 현대중공업을 구하기 위해 ‘구원투수’로 긴급 투입됐다. 하지만 그의 취임 이후 ‘현대중공업’호는 더욱 격랑에 처한 형국이다.
우선 임단협과 관련 조선 빅3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일찌감치 마무리 지었지만 현대중공업은 해를 넘긴 이달 현재까지도 아직 답보상태다.
지난해 11월 현대중공업 노조는 부분파업을 실시한 이후 임단협 협상은 지난해 12월 말 극적으로 노사 잠정합의에 이르렀지만 합의안은 노조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노조측은 지난달 26일 사측에 이달 3일 2014년 임단협을 재개하자고 공문을 보냈지만 사측이 실무협의를 하자고 답변했을 뿐 교섭 재개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 노조측은 전날부터 두 차례에 걸쳐 교섭장에 나가 사측의 협상단을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노조측은 사측이 본교섭을 회피하고 있다며 교섭 재개를 촉구하고 사측은 실무협의가 진행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노조측이 교섭 재개를 말하면서도 재개 날짜를 공지하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다.
현대중공업 사측의 대대적인 구조조정 추진은 노조를 불안케 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달 초 과장급 이상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4일 배포한 소식지에 ‘경영진단 의견서’(전사 2차 및 3차 구조조정안)라는 제목의 사측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에는 “최고경영층의 의지를 적극 반영했으며, 1차보다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각 사업본부는 대상자 선정작업에 만전을 기해달라. 언론 노출에 대해선 절대 주의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2차 정리해고 대상은 근속연수가 오래된 사무직 여성이 대상이다. 요건은 ‘11년 근속 이상 4·5급 서무직(계약직 제외), 여성 직원 중 상반기 평가등급 B 이하인 자, 서무직 수시업무 점검평가 시 2회 이상 부재 중인 자’다. 회사는 3가지 요건 중 2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우선 정리해고 대상자로 분류하기로 했다.
3차 정리해고 대상은 14년 이상 근무한 차장, 부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 요건은 ‘14년 이상 근속, 차장 8년차 이상, 1961년 이전 출생자, 부장 6년차 이상, 부서장 평가 성적 하위 30%’다. 회사는 4가지 요건 중 2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우선 정리해고 대상자로 분류하기로 했다.
이이 대해 사측은 하지만 “출처가 불분명한 괴문서”라며 문건 작성 사실을 부인하면서 논란을 배가시키고 있다.
권오갑 사장이 직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어닝쇼크’에 처한 현대중공업을 구할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