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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총수 ‘무보수’ 背水陣 경영 통했다

2015.02.05(Thu) 11:29:29

   
▲ 전경련 회관

지난해에는 실적 부진에 빠진 계열사들을 위해 무보수 경영을 선언한 대기업 총수들이 유독 많았다. 

총수들이 배수진(背水陣) 자세로 경영 정상화를 위해 허리띠를 졸라 매겠다는 뜻에 시장에서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었다. 

<비즈한국>은 총수들이 무보수 경영을 선언한 대기업들의 지난 1년간 경영 성적표는 어떠했는지 심층 분석해 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들 기업들의 실적이 대부분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해 4월 한진해운 대표이사 회장 취임 일성으로 회사가 흑자 전환할 때까지 연봉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은 최근 실적공시를 통해 4년만에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진해운 매출액은 8조654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31%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도 4123억 원의 적자에서 821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노선구조조정과 적자노선 철수로 매출액은 감소했지만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연료비 하락과 화물운임 상승으로 실적이 개선된 것. 

GS그룹 허창수 회장은 지난해 적자를 낸 GS건설로부터 올해 보수를 받지 않기로 했다. 허 회장 동생인 GS건설의 허명수 부회장과 전문 경영인 임병용 사장도 무보수 경영에 동참했다.

GS건설은 지난해 매출액은 9조4769억 원을 기록 전년 9조5660억보다 소폭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도 9354억 원의 적자에서 511억원 흑자 전환했다. 

GS건설의 흑자 전환 성공에는 지난해 외형 성장보다 선별 수주 등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내실 경영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 해석된다. 

또 해외매출 호조도 흑자 전환을 이끌었던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GS건설의 해외 매출은 5조5090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58%를 기록했다. 사업부문별로는 플랜트 매출이 전년 대비 10.5% 늘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110억 원으로 7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선 후 3분기 240억 원, 4분기 340억 등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매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플랜트 부분의 매출 총이익은 23.2% 적자에서 3.5% 흑자로 반등해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신규 수주는 2011년 이후 3년 만에 10조원을 넘겼다. 플랜트 부문에서는 이라크 카르발라 프로젝트와 쿠웨이트 클린퓨얼 프로젝트 등을 통해 5조8300억원의 신규 수주를 올렸고, 건축·주택 부분도 방배5구역, 신반포6차 등 주요 지역 재개발·재건축 수주전에서 선전한 덕에 3조2380억원의 수주를 달성했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도 지난해 무보수 경영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5월 회사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지난해(2013년) 실적 악화에 대한 엄중한 책임과 나부터 변하겠다는 굳은 의지로 모든 보수를 회사에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이 적자 전환한 2013년 15억6200만원의 보수를 챙겨 논란이 됐었다.

정 회장은 당시  “지금 변화하지 않는다면 다시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절박함과 우리 회사를 훌륭한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이와 같은 (무보수) 결심을 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현대산업개발은 3일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763억800만원으로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한 1조2482억9100만원이었지만 당기순이익은 219억800만원으로 흑자 전환한 것으로 각각 잠정 집계됐다. 

현대산업개발은 전년도에는 1479억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증권업계는 현대산업개발의 흑자전환에 대해 분양실적 호조로 분석한다. 

라진성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산업은 작년 1만800세대를 분양해 거의 100%에 가까운 계약률을 달성했다"며 "저마진 사업의 비중이 감소하고 고마진 자체사업이 늘면서 4분기 실적은 3분기 대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도 “기타 판관비의 예상치가 190억원 가량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애초 미분양 아파트 등의 분양을 위해 판촉비 지출을 전망했으나 최근 분양시장의 빠른 개선으로 비용 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2013년 11월 워크아웃 중인 금호산업의 대표이사로 복귀하면서 연봉을 ‘1원’만 받겠다고 해 관심을 모았다. 

금호산업은 지난해 11월 채권단 출자전환주식 매각과 동시에 워크아웃을 종료하기로 해 조건부 졸업을 했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보유하고 있는 지분 57.6%에 대한 매각공고를 지난 달 30일 발표했다. 

인수의향서(LOI) 접수는 오는 25일까지 진행되며 채권단이 보유 중인 지분이 모두 팔리면 금호산업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은 종료된다.

최여정 기자

justice@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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