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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증시 ‘승승장구’, 경제성장 이어질까

개혁 성공하도록 한국 노하우 전수해야

2014.04.11(Fri) 16:08:36

베트남 펀드가 약진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흥아시아 펀드의 올해 1분기 수익률은 6.77%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 평균수익률이 -6.39%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3.16% 포인트 높다.

신흥아시아 펀드의 수익률 상승을 이끈 것은 베트남 펀드다. 올 1분기 수익률 상위 10개 펀드 중 7개가 베트남 펀드였다. 그러나 느린 개혁 속도와 정치적 마찰의 우려가 있어 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5일 베트남 종합주가지수인 VN Index는 609.46을 기록하며 2009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 9일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직후 베트남펀드의 평균 유형성과는 18.04%로 동기간 해외 주식형 유형 성과 평균치 -2.91% 보다 우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경영환경 개선 기대

한 국내 펀드 매니저는 “한때 마이너스 50%까지 주저앉았던 베트남 펀드가 상승세다. 올 들어 국내 베트남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20%대로 승승장구하는 모습이다”라며 “베트남 정부의 금리 인하에 힘입어 기업실적이 개선됐고 TPP(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등이 시장에 긍정적 반응을 불러올 것으로 보여 장기적인 전망이 좋다. 또 4%가 넘는 배당 수익률도 투자자들에겐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시장 전문가들도 베트남 경제가 현재 경상수지 흑자를 보는 등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아세안 시장 성장의 촉매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 “베트남 정부가 부실채권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다 법인세가 올해부터 25%에서 22%로, 2016년엔 20%로 계속 삭감될 것이어서 기업들의 경영 환경도 더욱 좋아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국적 기업들이 베트남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는 점도 호재”라면서 “지난 5년간 베트남의 외국인 직접 투자가 연평균 약 100억 달러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전체 스마트폰 생산 능력의 절반을 담당할 제2공장을 베트남에 짓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베트남 은행부실자산 매입회사(VAMC)의 출범으로 과거 금융권 건전성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부실대출 비율이 작년 7.8%에서 올해 3.79%까지 감소했다”며 “이에 힘입어 국제 신용 평가사들의 베트남 국가신용등급 전망도 상향 조정돼 베트남 거시 경제 상황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베트남 정부의 경제 개혁 속도가 늦기 때문에 단기간에 큰 수익을 얻기보단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느린 개혁 속도

베트남 현지에서 일하고 있는 금융 전문가에 따르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베트남의 개혁은 국영기업 구조조정과 외국인 투자자 개방을 골자로 한다. 오는 2015년까지 국영기업 400곳을 민영화해 기업공개(IPO)를 할 계획이며 외국인의 상장사 지분 보유 한도를 49%에서 60%로 높이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베트남 국영 조선회사였던 비나신이 은행, 부동산 등 300여개 계열사를 거느릴 정도로 확장하다 2010년 부채를 갚지 못해결국 문을 닫은 뼈아픈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속도가 늦다. 실제 국영기업 민영화가 거론된 건 지난 2007년이지만 아직 가속도가 붙지 않고 있는 것이다. 현재 상장 대기 중인 거물급 국영기업들만 베트남항공공사(Vietnam Airline), 봉제공사(Vinatex Group), 자동차공사(Vina Motor), 해상운송공사(Vietnam National Shipping lines), 베트남수로사업건설공사(Vinawaco), 베트남산업유리도자기공사(Viglacera Gorp) 등 400여 곳에 이른다. 또 이들 국영기업들이 민영화돼 상장되더라도 국영기업 상장물량을 받아줄 만그는 “베트남 정부는 국영기업 구조조정과 함께 국내 증시 부양 작업도 추진해야 한다”며 “국영기업을 필두로 한 기득권 체제가 바뀌긴 어려울 것이다. 또 열대몬순 기후와 비옥한 토지의 영향으로 ‘낙천적인’ 국민성을 자랑하며 2012년 국민행복순위 2위를 기록하기도 한 이 나라의 특성상 한국처럼 빠른 변화를 기대하긴 힘들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사견이지만 베트남이 발전할 거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국민들이 낙천적이라고 해서 게으르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무엇보다 당서기장ㆍ대통령ㆍ총리 3두체제의 안정된 정치체제를 갖고 있어 자본주의 시장 개혁 노선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베트남 신뢰 관계 다져야

반면 국내 한 사립대학의 베트남 관련 교수는 베트남 정치 상황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베트남의 권력은 공산당 당서기장, 국가주석, 총리가 분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응웬 떤 중 총리가 경제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이 최근 경쟁 구도를 형성하면서 당과 의회 내에서 총리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그래서 국유기업 지분 매각 지연 등으로 베트남 주식시장이 침체될 우려가 높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은 베트남의 정치적 마찰 등 개혁 속도 둔화 요인에 주의하면서 베트남 정부 국유기업 지분 매입을 고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 정부가 공기업 개혁에 대한 노하우를 베트남에 전파해 양국 간 신뢰 관계를 다지는 게 중요하다”면서 “베트남을 상대로 실시하고 있는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을 확대 추진하는 한편 한-아세안 FTA보다 개방 수준이 높은 양자간 FTA를 체결해 국내기업들

구경모 기자

chosim34@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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