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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치매 老人 ‘라응찬’ 사외이사 선임 논란

2015.02.03(Tue) 17:41:03

농심이 최근 알츠하이머병(퇴행성 치매)을 앓는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회장(78세)을 3년 임기의 사외이사 겸 감사로 신규 선임한다고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농심은 3일 라응찬 전 회장의 선임이유에 대해  “금융에 대한 박학다식한 지식과 경영 전반에 대한 노하우가 풍부해 조언을 받고자 선임했다”고 밝혔다.

농심은 오는 3월 20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라 전 회장을 사외이사 신규 선임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심홀딩스와 신춘호 회장이 농심 지분 45.49%를 가지고 있어 농심이 라 전 회장의 선임을 강행하는 한 가결될 전망이다. 
  
하지만 라 전 회장이 사외이사직과 감사직을 잘 수행해낼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게 관련업계 지적이다. 

라 전 회장은 자신이 직접 알츠아이머병을 앓고 있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이를 이유로 그는  신한사태 공판에 수차례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라 전 회장은 지난 2010년 '신한사태' 당시 비리 의혹을 감추고 신상훈 당시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몰아내고자 불법행위를 하는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10월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2013년 11월 신한사태 공판에서 재판부는 “증인으로 예정됐던 라 전 회장과 일본인 주주 이모씨가 지난 12일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라 전 회장은 사유서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을 치료 중’이라고 전했다”고 밝힌 바 있다. 

라 전 회장 측은 관련 첫 공판에서도 “신한사태 이후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다. 당시의 일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는 취지의 사유서를 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기억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스스로 시인한 라 전 회장에게 농심이 어떠한 금융에 관한 지식을 전수 받겠다는 것이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농심 관계자는 “일단 후보에 라 전 회장을 선임했다고 공시한 것”이라며 “라 전 회장을 누가 추천했는지 여부는 모른다. 사외이사 추천위원회도 없다”고 밝혔다. 

라 전 회장의 지병에 대해 농심 관계자는 “그 점은 지금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사외이사와 감사는 기업경영에 대한 견제와 감시의 역할을 수행이 본연의 임무다”라며 “기업경영에 자세하고 꼼꼼하게 살펴봐야 할 임무에 기억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을 농심이 사외이사로 선임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시를 통해 사외이사를 선임하겠다고 발표이후 부결된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라 전 회장이 농심의 사외이사 겸 감사로 선임되는 것을 기정사실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참여연대는 지난 2일 "검찰이 '신한사태'와 관련해 고발당한 라응찬(76) 전 신한지주 회장의 소환조사와 사법처리를 근거 없이 미루고 있다"며 제대로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라 전 회장의 건강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는 입장이다. 라 전 회장이 지난해 말 신한은행 동우회' 송년회에 참석했고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에게 술을 따르게 하는 등 여전한 영향력을 과시했다는 것, 더욱이 지난해 8월 라 전 회장이 청바지 차림으로 해외여행을 가는 모습이 포착됐다는 지적이다.

참여연대는 "라 전 회장의 각종 불법·비리 행위가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하고 있다"며 "이번에도 소환조사를 미룬다면 시민과 함께 항의 방문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여정 기자

justice@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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