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무한 재생에너지의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나노선 태양전지에 저렴한 유전체 코팅기술을 도입해 효율을 2배가량 높였다. 이는 나노물질을 이용한 태양전지의 근본적인 문제점인 광 흡수율 저하를 해결하는 단초를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나노선이란 지름 100~300나노미터, 길이 수 십 마이크론의 가느다란 실과 같은 형상의 나노 물질이다. 나노선 합성 과정에서 물질의 조성 비율, 도핑 등을 조절할 수 있어 태양전지, 발광다이오드, 레이저와 같은 광전자 소자를 나노 수준에서 쉽게 구현할 수 있다.
경희대 김선경 교수(제1저자)가 주도하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채플 힐 대학 제임스 카훈 교수(교신저자)와 고려대 박홍규 교수가 참여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신진연구자 지원)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나노 과학기술 관련 권위지인 나노레터(Nano Letters)에 지난 달 15일자로 게재됐다.
나노선 태양전지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을 자신의 구조 안으로 끌어당기는 광학 안테나 효과와 구조 내 빛의 가둠 효과가 우수하다. 같은 두께의 일반 박막 태양전지보다 단위 부피당 광 흡수율이 2배 이상 우수하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나노선은 실과 같은 가느다란 형상이어서 흡수 부피가 작아 전체 광 흡수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어, 나노선을 이용한 상용 태양전지 개발에 큰 걸림돌이 돼 왔다.
연구팀은 p형과 n형으로 도핑된 실리콘이 나노선 기둥의 내부와 외부를 형성하고 있는 PN 접합 다이오드를 합성하고, 비교적 저렴한 방법(플라즈마 화학 기상 증착법)을 이용해 나노선의 최외각 부분을 균일한 두께의 유전체 층으로 도포해 유전체 층 도입 전보다 2배가량 광 흡수율을 높였다.
나노선 기둥 최외각에 유전체 층을 적절히 도입하면 광학 안테나 효과가 증대돼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이 얇은 두께의 나노선을 그대로 지나치지 않고 나노선 내부로 입사되는 비율이 증가한다.
이는 연구팀이 암시야 현미경과 분광기를 결합해 만든 산란 스펙트럼 분석 장치를 이용해 유전체 층의 두께에 따른 나노선의 광학 안테나 효과 측정을 통해 입증했다.
또한, 코팅된 유전체의 굴절률이 증가할수록 광학 안테나 효과도 증대된다는 사실을 광학 안테나 측정 결과를 통해 확인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높은 굴절률을 가진 질화규소(Si3N4, 굴절률 2.0)를 유전체 코팅에 사용했다. 두께 50nm(나노미터)의 매우 얇은 유전체 껍질을 도입하여 나노선 태양전지의 효율을 2배가량 높일 수 있었다.
광학 안테나 효과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광 흡수율은 일반적으로 유전체 두께가 늘어남에 따라 점진적으로 증가하다 특정 두께에서 포화되는 경향을 나타냈다.
광 흡수율이 포화되는 유전체 층의 특정 두께는 물질의 굴절률에 의해 결정됐다. 예를 들면, 질화규소 물질을 유전체 층으로 이용하면, 50나노미터 두께부터 광 흡수율이 일정하게 유지됐다.
아울러, 유전체 코팅을 통한 나노선의 광학 안테나 증대 효과는 실리콘 물질 뿐만 아니라 다른 반도체 물질(GaAs, InP, CdS 등)로 이루어진 나노선 구조에도 여전히 유효함을 전자기학 계산을 통해 입증했다.
김선경 교수는 “나노선 태양전지 소자는 작은 흡수 부피로 인한 광 흡수 저하가 늘 골치 아픈 문제였다. 추가 공정비용을 최소로 하는 유전체 코팅기술로 광 흡수율을 2배가량 높인 것은 괄목할만한 성과”라며 “기존의 박막구조에만 적용되던 유전체 코팅기술을 나노구조까지 확장하여 광학 안테나 향상효과를 설명한 것은 물리학적으로도 의미 있는 발견”이라고 연구의의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