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이학영 의원은 사회취약계층의 가계부채 관련부실 채권을 공적기구가 우선 매입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5년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들의 연체채권을 매입했던 사례와 같이, 금융회사에서 발생하는 저소득층, 서민층의 부실채권을 캠코 같은 공적 기구가 우선적으로 인수하게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자는 것.
이 이원은 이를 통해 불법 과잉추심을 방지하고 저소득층 채무에 대한 공적 차원의 적극적 지원과 관리를 확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몇 년간 부실채권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함에 따라 기관투자가 외에도 대부업체와 개인투자자들까지 부실채권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그런데 현행과 같은 부실채권시장 구조 속에서, 저신용도의 부실 채권들은 수차례의 재매각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불법 대부업체 및 추심업체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높으다. 불법 또는 과잉 추심 가능성도 증가하게 된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각종 자활시설에 수용된 노숙인 중 과반수 이상이 금융회사 등에 채무를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들의 자활을 돕기 위한 채무조정 역시 시급하다. 하지만 노숙인들은 급여 가압류 등을 이유로 정상적 취업보다 현금으로 일당을 받는 임시직 취업을 선호하게 되고, 그로 인해 자활 기반은 더욱 더 나빠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다.
지난 2월 현대경제연구원에서 발간한 ‘가계부채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저소득층의 1가구당 평균 금융대출 잔액은 지난해 3667만원으로 전년 대비 42.2%가 증가한데 비해 가계 가처분 소득은 오히려 5.4%감소했다.
저소득층의 경우 근로소득 감소로 인해 가계 가처분소득도 감소했지만 대출액 및 이자지급액은 오히려 증가했다. 저소득층의 원리금 상환액은 가계 가처분 소득의 57%에 달한다. 이로 인해 생계에 부담을 느끼는 가구 비중도 85%나 된다. 또한 분석에 따르면 저소득층 가계부채의 32%는 기한 내 상환이 불가능하며, 20%는 아예 상환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현재와 같은 구조 속에서는 저소득층이 ‘가처분소득 감소, 생활비 마련을 위한 가계부채 확대에 따른 생계부담 가중’의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이 의원은 현재 캠코가 보유한 부실채권 중, 기초생활 수급자 및 장애인, 70~80세 이상 고령자 등 특정 기준에 해당되는 일부 장기 또는 소액 채무에 대해서는 채무 재조정 외에도, 채권 말소 등의 적극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캠코에서도 5년 이상 연체채권에 대해서는 소멸채권으로 분류, 장부상에만 기록하고 있을 뿐 채권추심 등 회수노력은 하지 않고 있다. 저소득층 채무의 굴레를 벗겨주고 정상적 사회생활을 도울 수 있도록 공적 금융기관이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이학영 의원은 “현재와 같은 가계부채 구조 속에서 저소득층은 절대로 부채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서민층의 채무고통 경감?해소를 위해 공적 금융기관들의 역할을 확대해 보다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대책을 실행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