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2000원 인상에도 3500원이란 저렴한 가격으로 애연가들의 주목을 받았던 보그가 다음 달 중 가격을 4000원 이상으로 인상할 예정이다.
브리티쉬 아메리칸 타바코(BAT) 코리아는 "2월달 안으로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면서 "2000원 세금인상분이 반영되면 가격이 올라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보그는 3500원의 가격으로 시중에서 팔리고 있다. 세금인상을 생각하면 4300원에 팔려야 하지만 사측이 세금인상 분 중 800원을 떠안으면서 다른 담배보다 저렴한 가격에 보그를 팔고 있다.
담배업계에서는 판매를 할 수록 제조원가를 제외하더라도 갑당 68원의 손해를 입게되는 구조인 만큼 제조원가까지 감안할 경우 제품 당 최소 100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존 담뱃값이 2500원이었을 때 담배제조사가 정부에 내는 세금은 담배 소비세 641원, 국민건강증진 부담금 354원, 지방교육세 321원, 부가가치세 234원 등 1550원 수준이었다. 마진을 포기하더라도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BAT 코리아 측은 "정확한 가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세금인상 전 가격인 2300원보다 1800원에서 2000원 정도 오를 예정이다"고 전했다.
보그 시리즈는 보그 1MG, 보그 블루, 보그 0.3MG 등 총 3종으로 구성돼 있으며 부드러운 맛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 개발된 숯 필터 기술을 도입한 BAT 코리아의 대표적 초슬림 브랜드이다.
BAT코리아는 지난 15일부터 초슬림 담배인 '보그 시리즈' 4종(1MG, 블루, 0.3MG, 프리마)을 3500원에 판매해왔다. 기존 가격인 2300원에서 1200원만 인상키로 한 것인데 이는 추가로 오른 담뱃세 1768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실BAT가 판매하고 있는 보그 담배에는 제품별로 포장된 비닐에 '3500원'이라는 문구를 새겨 넣었다. 기존에 판매되던 제품에는 문구가 없었지만 15일부터 판매된 제품에는 대부분 저렴한 값을 강조하고 있던 것이다.
전략대로 담뱃값 부담이 늘어난 소비자가 '보그' 제품으로 몰리자 BAT코리아는 다시 값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언제 3500원을 강조하며 소비자를 끌어모으던 당시와는 대조적인 단호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