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고유 영역으로 중견기업과 대기업의 입찰 참여가 제한된 공공 조달시장에서 중소기업으로 위장해 사업을 따낸 26개 기업이 적발됐다.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만이 참여할 수 있는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시장에 삼표, 다우데이타, 팅크웨어, 유진기업, 한글과컴퓨터 등 19개 대기업이 설립한 26개 위장 중소기업을 적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적발은 중기청이 중소기업간 경쟁제품 시장에 3만924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세 달간 조사를 벌인 결과 드러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SW업종의 위장 중소기업이 35%(26개 중 9개)를 차지했다. 이는 20억원 미만의 소프트웨어 관련 입찰에 중견기업 및 대기업의 참여가 금지(‘12.5)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위장 중소기업이 지난 2년간 공공 입찰시장에서 따낸 금액은 1014억원으로, (연도별 납품규모) 2013년도 474억원, 지난해 540억원이다. 지난해 불법적으로 납품한 금액이 전년대비 1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중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시스원은 2년간 476억원을 공공 조달시장에 납품하여 가장 많은 납품실적을 기록했다. 남동레미콘 247억원과 남부산업(레미콘) 88억원 순서로 많은 물량을 납품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기업인 케이씨씨홀딩스는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에 따라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20억원 미만의 사업에 입찰 참여가 금지되자, 위장 중소기업인 시스원을 통해 입찰에 참여해 최근 2년간 476억원의 사업 물량을 따냈다.
삼표 252억원, 유진기업 89억원, 쌍용양회공업 60억원, 다우데이타 56억원, 고려노벨화약 50억원 등이 중소기업의 몫을 가로채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위장 중소기업을 앞세워 공공 조달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중견기업 및 대기업의 중소기업 위장 형태로는 (위장 유형) 중견기업 및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지분 30% 이상을 보유하면서 최대 출자자로 실질적으로 중소기업을 지배하고 있는 사례가 8건으로 31%를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 납입자본금을 초과하는 금액을 중견기업 및 대기업으로부터 지급보증을 받고 있거나, 중견기업 및 대기업의 대표 또는 임원이 중소기업의 대표 및 임원을 겸임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삼표는 삼표그룹 회장의 친족이 위장 중소기업 지분의 최대 출자자가 되는 형태로 5개의 위장 중소기업을 통해 공공 조달 시장에 참여하고 있었다.
유진기업, 팅크웨어, 다우데이타는 각각 2개의 위장 중소기업을 거느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중소기업청은 최수규 차장은 "이번에 적발된 위장 중소기업을 공공기관에 통보하여 공공 조달시장에서 즉각 퇴출시키기로 했다"며 "중소기업 확인서를 허위나 거짓으로 발급받은 기업은 검찰에 고발조치하고 앞으로 매년 공공 조달시장에 진입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