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대기업의 대졸 신입직원 채용 규모는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업종별로는 금융과 건설은 늘어나지만, 정유·화학과 식음료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함께 매출액 상위 500대 대기업을 대상으로 ‘2015년 500대 기업 일자리 기상도’를 조사한 결과, 채용계획을 확정한 180개사의 기업당 평균 채용인원이 126.9명으로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이들 기업의 지난해 평균 채용인원 129.9명보다 2.3% 줄어든 수치다. 또한 채용여부를 확정한 180개사의 전체 신규채용 인원도 올해 2만2844명으로 지난해(2만3385명)보다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조사에는 500대 대기업 중 305개사가 응한 가운데 채용하겠다는 곳이 151개사(49.5%), 채용하지 않겠다는 곳이 29개사(9.5%)였다. 아직 채용여부 및 규모를 결정하지 못한 대기업은 125개사(41.0%)였다.
대한상의는 “스펙초월 채용 확대로 수시채용이 늘고 직무역량 평가를 위한 심층면접이 강화되면서 지난해 채용기간이 길어져 금년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기업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용여부를 확정한 180개사 중 33개사(18.3%)는 지난해보다 채용예정인원이 증가했다. 91개사(50.6%)는 비슷한 수준, 56개사(31.1%)는 채용규모가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는 올해는 국내경제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확실한 신호가 없는데다 신흥국 경기불안, 중국경제불안 등 불안요인이 상존하며 기업들이 보수적인 채용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자리 확대를 위해서는 과거 산업화시대에 도입된 노동시장 법제도와 관행을 경제환경 변화에 맞게 개선하고, 유연안전성 제고 등의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통해 고용창출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업종별로는 ‘금융’(7.1%), ‘건설’(6.3%), ‘유통·물류’(2.1%) 등의 업종에서는 채용이 늘어나지만, ‘정유·화학’(-13.2%), ‘식음료’(-12.8%) 업종 등은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로는 매출 순위 101~300위에 해당하는 중위권 대기업들의 채용인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출 최상위 30대 대기업 중 채용여부를 확정한 10개사는 지난해보다 5.5% 줄어든 8,780명을 뽑고, 31~100위 대기업중 채용여부를 확정한 28개사도 지난해에 못 미친 7,784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1사당 평균 채용인원은 최상위 30대 대기업이 878.0명이었고, 31~100위 대기업은 278.0명이었다.
반면, 101~200위 대기업에서는 42개사가 전년 대비 0.8% 늘어난 2,013명(1사당 평균 47.9명)을, 201~300위 대기업에서는 31개사가 지난해 보다 8.4% 증가한 2,471명(1사당 평균 79.7명)을 뽑을 것으로 집계됐다. < 301~400위 7.0% 감소, 401~500위 13.7% 감소>
대한상의는 “매출 상위 100대 대기업은 통상임금·근로시간 단축·정년연장 등의 영향으로 채용이 다소 감소할 전망이고, 정유·화학, 식음료, 섬유·제지·잡화 기업 비율이 높은 301위~500위 대기업들의 채용이 다소 많이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상의는 “상위 100대 대기업이 500대 기업 전체 채용예정인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2.5%에 이르는 만큼 이들 기업의 채용확대 여부가 올해 대졸공채 시장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비즈한국>과 통화에서“지난해 2분기부터 미국 경제가 회복되면서 최근 고용시장 상황이 호전된 것에서 보듯이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기업의 의지는 경제가 활력을 되찾아야만 생겨난다”며 “정부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차질없는 추진과 함께 기업은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과감한 투자와 혁신에 나서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