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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힐리언스 선마을 고규홍 나무박사

"나무가 인간에게 제공하는 정성, 기쁨을 알아야 한다"

2015.01.26(Mon) 09:09:25

 

 

 

 

 

 
▲ 고규홍 나무박사

“말 못 하는 나무들이 우리 인간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을 바치고 기쁨을 주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힐리언스 선마을의 고규형 나무 박사.  그는 긴 시간 동안 나무의 곁에 있던 사람만이 들려줄 수 있는 소중한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그는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신문사 기자로 활동했다. 그후 15년이 넘는 세월을 나무가 그에게 전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이제 세인들은 그를 ‘나무 칼럼니스트 고규홍, 나무박사 고규홍’이라고 일컫는다. 
  

Q : 언제부터 나무의 세계에 빠져들었나. 

A : 늦여름의 어느 날이었다. 출근길에 문득 어떤 나무가 있는지 궁금해졌다. 집을 나서니 아파트 단지에, 길가에 나무가 무척 많았다. 개나리, 쥐똥나무, 가죽나무, 플라타너스…, 알든 모르든 수첩에 적어보았다. 가짓수를 헤아리니 무려 50여개나 되는 것이었다. 

Q : 그날을 계기로 신문사 기자직을 그만두게 됐는가. 

A 그렇진 않다. 그때 나이가 마흔 살이었다. 앞으로 인생에 대한 고민들이 시작됐다. 만약 일을 바꿀 기회가 있다면 바로 지금이다 싶었다. 외환위기로 동료 기자들이 구조조정을 당하던 당시에 스스로 사표를 냈으니 무모했을 수 있다. 나무와 인연은 그 뒤에 시작됐다. 

Q : 평소 나무를 좋아했다거나 관심이 있었나. 

A : 나무와는 어떤 인연도 없었다. 그랬으니 나무가 천둥처럼 내게 다가왔다고 말한다. 그런데 문득 “잠재된 것이 없으면 충동이 생기지 않는다”라는 말이 문득 떠올랐다. 내게 왜 본능과도 같은 나무에 대한 끌림이 있었을까. 

Q : 나무와 교감은 언제부터라고 생각하는가. 

A : 어릴 때 부모님은 일하러 나가고 누나는 학교에 가고 나면 혼자 집에 있었다. 워낙 후미진 동네라 놀 친구도 없었다. 혼자서 큰길에 나가 가로수에 줄을 묶고 놀았던 기억이 남아 있다. 나무는 어릴 적 나와 교감한 유일한 생명체였던 셈이다. 

Q : 힐리언스선마을에서 숲과 인간을 주제로 강연하는데. 

A :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현대인이 자연과 접촉하는 공간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또한 도심 속 현대인들의 과도한 피로와 스트레스는 몸의 면역체계를 무너뜨려 온갖 질병의 원인이 되고 있다. 

‘산림치유’란 산림의 다양한 환경요소를 활용해 우리 몸의 쾌적감과 면역력을 높이는 일련의 건강회복 활동을 말한다. 그간 ‘산림욕’으로 많이 불렸지만 산림이 사람의 몸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과학적 의학적으로 검증됐다. 이로 인해 산림을 치유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산림욕’ 보다 ‘산림치유’라는 말이 최근 더욱 많이 쓰이고 있다.

숲의 보건기능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가 진행되면서 숲의 스트레스 해소 효과와 고혈압 저하 효과, 우울증 개선 효과 등 숲이 인체의 생리적 반응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결과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숲’과 인간은 다른 듯 같은 생명체다. 
  
<프로필>

<생태 숲 산림치유 아카데미> 주축인 고규홍 박사는 1988년부터 12년간 중앙일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기자를 지냈다. 2000년부터 재단법인 천리포수목원 학술팀 팀장, 감사를 거쳐 2012년부터 이사를 맡고 있다.

또한 한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인하대학교 사회과학부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이 땅의 큰 나무>, <절집 나무>, <우리가 지켜야 할 우리 나무>, <천리포에서 보낸 나무편지>, <한국의 나무 특강>, <알면서도 모르는 나무 이야기> 등이 있다. 

문홍식 기자

moonhs@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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