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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500대 기업 상장사의 핵심 경영진인 등기임원 수는 기업 당 평균 3명인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등기임원 1명이 직원 1인 평균 보수보다 15배 이상 받아 가면 과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500대 상장사 대상으로 등기임원과 직원 1인당 보수 격차를 비교해보니 30배 넘게 차이는 기업은 19개사(1.3%)였다. 20배~30배 미만은 39개사(2.6%)로 파악됐다. 15배~20배 미만 기업 수는 51개사(3.4%)로 나타났다.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는 ‘2013년도 국내 1500대 기업 등기임원 보수의 적정성 분석’을 통해 이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22일 밝혔다.
조사 결과 국내 1500대 기업 등기임원의 1인당 평균 보수는 3억 1448만 원으로, 직원 한 명이 받은 평균 보수액 4500만 원보다 7배 높았다. 등기임원 1인당 보수액 순으로 살펴봤을 때 1500대 기업의 중앙값(750위)은 1억 9900만 원이다.
매출 규모별로 살펴봤을 때 등기임원 간 보수 격차는 심했다. 1조원 이상 대기업의 등기임원은 1인당 8억 2229만 원을 챙겼다. 1000억 원 미만 중소기업은 1억 9018만 원을 받는 데 그쳤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보수 격차는 등기임원 한 명당 6억 3210만 원이나 됐다. 1조원 이상 대기업이 중소기업 등기임원 보다 4.3배나 높았다. 5000억~1조원 미만 기업 등기임원 1인당 보수는 3억 5502만 원, 1000억~5000억 원 미만 기업은 평균 2억 7942만 원이었다.
직원 1인당 평균 보수 대비 등기임원 보수총액 격차 배율은 21.8배가 1500대 기업 평균이었다. 따라서 등기임원 3명이 자사 직원 22명 분 보수를 챙겨갔다는 얘기다.
이 격차 역시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업 간 편차가 컸다. 매출 1조원 이상 대기업은 44.5배나 된 반면, 1000억 원 미만 중소기업은 15.4배에 그쳤다. 5000억~1조 원 미만 기업(27.1배), 3000억~5000억 원 미만 기업(26.1배), 1000억~3000억 원 미만 기업(18.9배)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영업이익 대비 등기임원에게 지급한 보수 총액 비율은 5% 미만이 427개사(28.5%)로 가장 많았다. 영업이익 보다 더 많은 금액이 등기임원에게 지급된 회사도 39개사(2.6%)나 됐다. 매출 대비 등기임원 보수 총액 비율은 0.5% 미만이 795개사(53.0%)로 가장 많았고, 5% 이상 되는 기업도 7개사(0.5%) 있었다.
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1500대 기업 중 5억 원 보수 의무 공개 여부와 상관없이 등기임원 개인별 보수를 자발적으로 전부 공개한 기업도 30여 곳에 달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5억 원 기준에 상관없이 기업이 먼저 나서 등기임원 개인별 보수를 공개한 것은 기존 경제 단체 등에서 대외비 혹은 영업비밀 차원에서 개인별 보수 공개가 타당하지 않다는 주장과 배치되기 때문이다.
오 소장은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향후 등기임원 보수 공개는 금액에 제한 없이 등기임원 전체와 미등기임원 중 오너 일가 개인별 보수 공개를 의무화 하는 방향으로 전개하는 것을 정부와 정치권 등에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조사 대상 기업 중에는 직무 집행 임원 보수도 직원처럼 별도 기재한 곳도 있어 이러한 부분도 적극 검토해 볼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상장사 매출을 기준으로 이뤄졌으며 등기임원 보수 현황은 해당 기업 사업보고서를 통해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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