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 공시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1월 7일자) |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보유한 동부화재 지분 전체를 금융권에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았다.
이를 두고 재계와 금융권 일각에서는 동부화재 주가가 급락할 경우 자칫 김 회장의 경영권까지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하며 그의 배팅 성공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김 회장은 동부화재 보유지분 556만8500주 전체를 금융권에 담보로 제공하고 담보대출을 받았다.
김 회장은 주로 은행권과 증권업계에서 주식담보대출을 받았으며 드빈스에이앤지제일차를 통해서도 담보대출 받았다.
▲ 김준기 회장 |
김 회장이 동부화재 보유 주식 115만주를 담보 제공한 지난해 4월23일 동부화재 종가는 5만6000원으로 마감했다.
증권가는 이를 미루어 김 회장이 당시 1주당 4만 원대에서 대출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8월 동부화재 잔여지분 전량을 금융권에 담보제공했다.
그러나 동부화재 주가는 지난해 8월 말을 정점으로 최근까지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동부화재 주가는 지난해 8월 27일 6만3300원에서 22일 기준 1주당 5만1000원 대에서 거래되며 20%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문제는 주가 하락 시 김 회장이 담보 제공한 주식의 담보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금융권에선 담보력이 급격히 떨어질 경우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주식의 반대매매에 나서는 것이 통상적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비즈한국>과 통화에서 “주식 담보는 담보 가치의 급격한 하락이 이뤄질 경우 금융권은 추가 담보를 받거나 대출금을 회수하기 위해 반대매매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동부그룹 총수 일가 중 동부화재를 통해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은 김준기 회장뿐만이 아니다.
이날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 재벌닷컴 등에 따르면 김 회장 외에 장남인 김남호 동부팜한농 부장, 장녀 김주원씨 등이 동부화재 지분 가운데 90.08%를 금융권에 돈을 빌리기 위한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비즈한국>과 통화에서 “동부화재 주가 하락으로 담보를 제공받은 금융기관들이 반대매매에 나선다면 최악의 경우 김 회장 일가는 경영권 상실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며 “이럴 경우 김 회장이 금융 중심으로 그룹을 재편하려는 야심찬 계획도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 회장은 현재 추가 담보로 제공할 동부화재 주식이 전혀 남아있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