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통일교 관련 계열사에 대해 세무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전날 통일교 관련 회사인 ㈜청심, ㈜진흥레저파인리즈 등 청심그룹 관계사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청심그룹은 ㈜청심을 주계열사로 둔 기업집단으로 2002년 8월 설립됐다. 대표이사 김모 씨는 고 문선명 전 통일교 총재의 부인인 한학자 세계평화여성연합 총재의 최측근 인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종로구에 본사를 둔 청심그룹은 청심국제병원, 청심국제청소년수련원 등 의료, 복지, 교육 관련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통일교 신도들의 성지인 가평 청심평화월드센터와 청심국제중·고등학교도 소유하고 있다.
진흥레저파인리즈는 강원도 고성군에서 파인리즈CC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 진흥레저는 지난해 4월 <세계기독교 통일신령협회 청심교회>에 토지 및 건물을 담보로 670억 원을 빌린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의 이번 통일교 기업 관련 세무조사가 주목을 끄는 이유는 ‘정윤회 문건 파문’ 과의 연관성 여부다. 언론계 일각에서는 이번 특별 세무조사가 청와대의 정윤회 동향 문건 관련 내용을 처음 보도한 세계일보를 염두에 두고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세계일보는 통일교 재단 소유다. 세계일보는 ‘정윤회 문건 파문’ 이후 긴급 임명된 손대오 회장이 50일 남짓 만에 돌연 교체되는 등 내부 사정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21일 한국기자협회는 “세계일보가 ‘정윤회 문건’ 파문의 한복판에 있을 때 임명된 손대오 회장이 50여일 만에 전격 교체됐다. 세계일보는 지난 19일 김민하 평화대사협의회중앙회 명예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회장 교체와 관련, 세계일보 관계자는 “세계일보 이사회에서 결정한 사안”이라며 “이사회 차원에서 일련의 사건들을 조사하고 18일 결정했다”고 밝혔다. 손대오 회장 교체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사이에 일어난 사장 교체 논란이 촉발시킨 것으로 보인다. 조정진 논설위원은 지난 1일 조민호 심의인권위원이 사장직에 취임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통신사를 포함한 일부 언론사에 배포했다. 세계일보 기자들은 이를 ‘경영권 탈취 시도 및 허위사실 유포’라고 규정하고 즉각 반발했다.“라고 정윤회 문건 보도 이후 세계일보의 상황을 전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전담
통일교 계열사에 대한 세무조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4국이 조사 주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4국은 특별세무조사를 전담하는 곳이어서 언론계 일각에서는 이번 세무조사가 강도높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통일교 재단측은 1년여 전부터 통일교 재단이 대주주인 통일그룹 관련 계열사를 상대로 실시돼온 세무조사의 연장선상이며 특별세무조사 차원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2013년 통일그룹 계열사인 일신석재에 대한 세무조사 루머가 주식시장에 퍼졌을 때도 회사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힌바 있어 통일교 세무조사의 성격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이번 통일교 계열사에 대한 세무조사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세청 안팎에서는 이번 세무조사가 종교재단이 아닌 통일교 계열사에 국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