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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장기기증 늘어도 수술 못받는 이유”

장기이식대기자 늘어…기증자 발굴에 의료기관 미온적

2015.01.20(Tue) 14:18:16

   
▲ 장기이식대기자수 (연도별 누계치) / 자료제공: 장기이식관리센터

장기이식 대기중 사망하는 환자수가 늘면서 캠페인을 통한 ‘생명 나눔’ 저변확대가 이뤄져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비즈한국>은 관련 전문가들을 통해 국내 장기이식의 현황과 문제점, 과제를 살펴봤다.

◆ 기증자 130만 시대…대기중 사망률도 높아져

<비즈한국>이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의 ‘장기이식 통계연보’를 분석한 결과,  장기기증이 국가관리로 일원화된 2000년 2월부터 2013 12월말까지 모두 131만5670명이 장기기증 의사를 서약한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장기별 골수별 희망자수를 합한 수치 /편집자 주)

국내 장기기증희망자 당해 연도별 기증자수도 2000년 5383명에서 2013년 17만 9104명으로 증가했다. (*장기별 골수별 희망자수를 합한 수치 /편집자 주)
 
우리의 장기기증 문화가 국민의 의식 변화로 선진화하고 있다는 방증. 그러나 장기이식을 받으려고 대기하는 사람들은 갈수록 늘고 있어 대조적이다. 2000년 5343명에서 2013년에는 2만6036명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장기 이식 대기 시간은 평균 1년 5개월(신장이식 평균 5년)에 이르고 있으며, 대기 중 사망자도 해마다 1200여 명에 이르는 형편이다.


◆ 충동적 장기기증 의사표현 태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골수 이식 대기자는 꾸준히 늘어 최근 5년간 1만 3206명이었으나 실제 이식시행은 2284건(17.3%)에 불과했다고 한다.

2010년부터 2014년 6월까지 골수기증 등록자 중 일치자가 나타난 총 1만 7455명 가운데 실제 기증의사를 묻자 절반이상인 1만155명(58.2%)은 거부나 중단 의사를 밝힌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한국장기기증원 관계자는 “장기기증에 대한 대국민 인식은 부족하다”며 “뇌사 환자  가족들도 장기기증을 찬성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스페인 등 기증선진국이 뇌사장기기증자수가 인구백만명당 PMP가 35.12명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8.44명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장기기증 서약을 한 사람들로부터 사후에 장기를 받기까지의 시간도 아직 많이 남아있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 기증자 발굴에 의료기관 미온적

일부에서는 장기이식에 대한 모든 권한이 국가로 일원화된데 따른 부작용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외과의는 “정부가 장기기증 및 이식에 관한 모든 권한을 국립장기이식센터(KONOS)로 일원화한 뒤부터 의료기관들이 뇌사자 등 장기기증자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않기 때문에 생긴 부작용이다”고 밝혔다.

실제 이식의료기관별 기증자 현황을 살펴보면, 2009년 1795명에서 2013년 2250명으로 소폭 증가에 그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민간차원 캠페인 통한 장기기증 문화 확산 필요

또한 적극적인 대국민 캠페인 부족도 지적됐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기 이식센터 김순일 교수는 ‘대한민국의 장기 이식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기증자가 부족한 상황이며 효과적인 치료와 환자들의 고통을 경감하기 위해 장기 기증이 확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안규리 교수는 “장기이식 문화가 확산하기 위해선 구체적인 대상을 지정하여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장기 이식에 대해 인지할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교수는 단순히 대중매체에서 국한되는 것이 아닌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장기 기증 문화를 확산하도록 정책적 지원과 대중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공적 규제와 감시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민간차원의 캠페인을 유도해 장기기증 문화를 저변 확대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송해진 기자

sun1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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