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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 대안 떠오른 전세형 분양…무엇이 문제?

2014.04.07(Mon) 14:09:04

# 1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사는 이철수(46)씨는 최근 전세 계약기간 만기가 다가와 새로운 집을 알아보던 중 분양금의 20%만 내고 2년 동안 '살아보고 결정하라'는 현수막을 광고를 보고 이수역 인근 분양사무실을 찾았다. 마음이 급한 나머지 이씨는 미처 계약서를 꼼꼼히 살펴보지 않은 채 직원 말만 듣고 서둘러 계약을 했지만 거주 2년 뒤 아파트를 구입하지 않으면 중도금으로 건설사가 대신 납부하는 이자를 제외한 금액만 돌려받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됐다.

신규 아파트를 2년간 전세처럼 살아본 뒤 분양을 받기 싫으면 보증금을 돌려받고 나갈 수 있는 이른바 '전세형 분양제'가 유행이다. 이런 제도들은 장점도 있는 반면 전세와는 확연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계약 시 꼼꼼히 살펴 봐야 할 것도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전세 형태의 분양 제도에 계약할 때는 우선적으로 계약서상에 표기돼 있는 세부 조항을 살피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건설사마다 각기 다른 계약조건을 내걸고 있는 만큼 분양회사가 하는 말만 듣고 계약을 하다간 자칫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애프터(프리)리빙제, 리스크프리, 스마트리빙제, 신나는 전세 등 다양한 명칭으로 통용되고 있는 전세형 분양제는 분양가의 15~30%를 사전 납부한 뒤 일정 기간을 거주한 후 구매 여부를 결정해 나머지 잔금을 내는 형태를 말한다.

전문가들은 우선 제도별로 또는 단지별로 환급조건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계약자는 구매 포기 시 계약자 납입금액 환급조건이 어떤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매(분양) 조건부 전세는 일정 기간 거주한 후 매매를 포기할 때 해당 매물이 매매(전매)가 돼야 한다는 조건에 따라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

계약서상 '매매시점 표기'가 정확히 기재돼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필수다. 계약금 등 계약자의 납입금액을 언제 받을 수 있는지가 계약서에 명시돼 있어야 법적으로도 계약자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

만약 매매시점이 정확하게 표기돼 있지 않아 주택이 팔리지 않을 경우 계약자는 법적으로 실납입금액을 돌려받기 힘들 수 있다. 아울러 구매를 포기할 때 위약금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계약서에는 표기돼 있지만 실제 상담 시에는 언급이 안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출이자 부담도 놓치지 말고 확인해야 한다. 계약자가 구매를 포기하게 되면 거주기간에 건설사가 대납한 이자를 갚아야 하는 조건이 계약서에 있을 수 있다.

   


특히 보증 주체가 어디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이러한 제도는 대부분 소규모 시행사나 분양을 빨리 끝마치려는 분양대행업체가 보증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보증 주체가 영세한 규모일 경우 사업부진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계약자에게 돌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계약자는 이런 조건의 보증 주체가 어디인지 신뢰성 있는 대형 건설사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상가뉴스레이다 선종필 대표는 "아직까지 미분양아파트를 전세형 분양으로 전환하는 대부분의 건설사나 시행사들이 보증 주체가 없는 경우도 있고 만약 있더라도 공신력 있는 기관인지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선 대표는 "전세형 분양제를 하는 시공사나 시행사, 분양대행사들은 계약서에 전매조건이나 납입금 환급시기 등을 애매하게 표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계약 전 소비자는 세부 조항을면밀히 살펴보는 동시에 이 제도를 진행하는 업체의 시공능력 평가순위나 자금조달에 큰 문제는 없는지도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경철 기자

mano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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