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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브랜드 마케팅 전문가 이장우 박사

“體와 用 구별해야 기업마케팅 성공”

2014.04.07(Mon) 08:09:11

   


“브랜드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브랜드의 본질이 뭐냐는 겁니다. 그런데 본질을 알려면 시간이란 대가를 치러야 하죠.”

이 박사에 따르면 중국인들은 기예가 뛰어난 사람들이 들인 시간을 중시한다. 어떤 한 가지 일을 많은 시간을 들여 연습했기 때문이다. 이 박사는 “중국인들에게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지난 3월 29일 오후 ‘와바(WABAR)’ 여의도 직영점에서 ‘비어 토크(Beer Talk)’가 열렸다. 이날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인 아이디어 닥터 이장우 박사가 강의를 했다. 이 박사는 맥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심도 있으면서도 재밌는 내용의 강의로 청중들의 호평을 받았다. 강의가 끝난 후 이 박사에게 브랜드 마케팅에 대해 물어봤다.

시간은 흐르는 게 아닌 쌓이는 것

“시간은 흐르지 않고 쌓이는 거다. 특히 SNS가 발달한 지금, 개인 정보가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이런 정보가 쌓여서 자신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기업들은 브랜드 마케팅을 할 때 몇 가지 원칙을 세워서 전략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원칙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에 대해 그는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나의 경우 경영학 박사, 예술학 박사, 디자인학 박사다. 그리고 브랜드 마케팅, 자기계발, 기업 컨설팅, SNS 마케팅 전문가이면서 지금은 맥주, 커피, 초콜릿에 대해서도 강의하고 있다. 얼핏 보기엔 다른 영역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그는 “이것은 융합과 다르다. 융합이 아니라 ‘의식의 확장’이란 표현이 맞다”면서 “이 말을 알기 위해선 공부가 이루어지는 원리를 알아야 한다”고 했다.

자신의 분야에 천착해야

이 박사는 공자의 가르침을 담은 <대학(大學)>을 거론하며 “격물치지(格物致知), 성의(誠義), 정심(正心),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는 공부의 순서와 원리를 담고 있다. 먼저 격물치지를 해야 제가와 치국을 할 수 있다. 요즘 말로 대외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거다”라면서 “치지란 지식을 끝까지 추궁해 새롭게 깨달음에 이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예를 들며 “나의 경우 한 가지 분야에 대해 공부를 시작하면 먼저 관련 서적을 100권정도 읽는다. 그리고 몸소 체험한다. 또 그 분야 전문가에게 물어본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원리를 파악하려고 하지 말라는 거다. 경험이 중요하다. 여러 번 반복하는 과정에서 가슴을 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며 “그런 경험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외부로 확장된다. 이것은 노자가 말한 ‘양(陽)이 극(極)에 달하면 음(陰)이 되고, 음이 극에 달하면 양이 된다’는 뜻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끝없이 자신의 분야에 천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해서 외부로 발전하는 과정을 거쳐야 자신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브랜드 본질 망각한 ‘하이트’

“이건 원리다. 씨앗이 발아 하는 것은 발아하고자 하는 ‘의(意)’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충분히 공부하게 되면 다른 영역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意)’가 생긴다”면서 “기업이 브랜드 마케팅을 할 때도 이런 원리가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지난 2012년 5월 트위터 상에서 김연아를 맥주 모델로 쓴 ‘하이트’를 신랄하게 비판한 적이 있었다.

이 박사는 “이것은 자사 브랜드의 본질이 무엇인지 전혀 고민하지 않았단 증거다. 김연아가 가진 피겨 요정의 이미지와 맥주가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건가. 그 증거로 당시 김연아는 화제가 됐지만 하이트 제품의 매출은 증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SNS, 강을 건너기 위한 도구일 뿐

한편 SNS마케팅에 대해 그는 “본질은 소통에 있다”면서 “SNS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다. 불교에서 ‘배를 타고 강을 건너면 배를 버려야 한다’는 말이 있다. 내가 SNS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지금 대세가 SNS이기 때문이다. 본질은 소통에 있다”고 강조했다. 즉 SNS는 강을 건너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이어 “소통은 쌍방향이어야 한다. 일방향이 되면 판촉일 뿐”이라면서 “기업은 제대로 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기 위해 ‘체(體)’와 ‘용(用)’을 구별해야 한다”며 본질에 집중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또 개인도 마찬가지라며 “나는 1982년도에 한국 3M에 입사해 수세미를 팔았다. 회사에 불만은 있었지만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잘하기 위해 마케팅에 집중했다. 그리고 영어를 전공했기 때문에 공부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면서 “이 당시 마케팅이 ‘체’라면 영어는 ‘용’이었던 셈”이라고 말했다.

“이런 식으로 상황에 따라 체(본질)와 용(도구)을 구별하며 나 자신을 업데이트 시켰다”며 “그리하여 콘텐츠가 풍부한 사람이 됐다. 콘텐츠를 갖춘 사람이 되면 나만의 브랜드가 생기는 거다. 그 브랜드를 다른 사람들이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나의 정체성이 생기는 것”이라며 기업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구경모 기자

chosim34@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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